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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질환의 씨앗 ‘고지혈증’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

이순용 기자I 2022.01.31 11:27:3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 우리의 생활습관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매끼마다 식사를 차려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그러다보니 음식 배달 횟수가 잦아졌다. 게다가 외출이 줄면서 신체활동량 역시 전보다 훨씬 감소했다. 그 사이 겉으로 보이는 배뿐만 아니라 몸속을 순환하는 혈액에도 지방이 쌓이고 있을지 모른다. 혈액 속에 지방이 넘쳐나는 상태를 고지혈증이라 한다.

고지혈증을 방치하면 혈관 내벽에 지방이 달라붙으면서 동맥이 점차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동맥경화는 뇌졸중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결국 고지혈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의 도움말로 고지혈증에 대해 알아본다.

◇ 고지혈증 치료의 시작은 본인이 고지혈증인지 아는 것··· 간단한 피 검사로 진단

고지혈증이란 혈액 속에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상태를 말한다. 고지혈증 치료의 시작은 스스로가 고지혈증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심한 고지혈증이 아니면 고지혈증 자체의 증상이 없으므로 피 검사를 받아야만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지를 알 수 있다. 혈액 검사는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다. 저녁 식사까지 하고 굶은 상태에서 다음날 아침 검사를 받으면 된다.

검사 결과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다면 동맥경화의 발생 위험이 몇 배 높아질 수 있다. 콜레스테롤 중에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 수치가 190mg/dl 보다 높다면 바로 고지혈증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보다 낮은 수치라도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장기간 갖고 있거나 △고혈압·당뇨·흡연·비만 등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가 심장병 또는 고지혈증이거나 △연령이 40대 이상이거나 △이미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콜레스테롤 중에는 동맥경화를 예방시키는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있다. 이 수치가 충분히 높다면 혈관의 청소차 역할을 해주지만 40mg/dL 미만으로 수치가 정상 이하라면 혈관에 지질이 쌓이기 쉽다.

또한 중성지방은 늘어난 뱃살이나 과식과 함께 늘어난다. 이 때문에 중성지방 수치도 되도록 낮게 200 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병이나 심혈관병, 콩팥병 등을 갖고 있다면 LDL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는 낮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을수록 좋다.

◇ 지방 섭취는 하루 총 열량의 30% 미만··· 잡곡·생선·채소 충분히 섭취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생활 습관들은 과식과 과음, 고지방식, 흡연, 운동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코로나 시대에 체중이 늘지 않도록 노력하자. 허리둘레가 남성 35인치, 여성 31인치가 넘었다면 고지혈증을 넘어 일생동안 당뇨병이나 심장병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체중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으로 하루 총 열량의 3분의 1 이상을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이를 무게로 바꾼다면 5분의 1 이하가 된다.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mg으로 제한한다. 계란 한 개 정도의 양이다. 포화지방은 동맥경화의 주범인 LDL 콜레스테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기름이 많이 낀 소고기나 돼지고기 부분, 닭껍질, 육가공식품(소세지, 베이컨, 햄) 반찬들을 주의한다. 또 다른 주범인 트랜스지방은 인스턴트 가공식품에 (프림, 라면, 과자류등) 많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몸에 좋다는 식물성 기름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과식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조리할 때 튀기거나 부치는 대신 굽거나 찌거나 혹은 삶는 게 좋다.

밥, 고구마, 떡, 국수, 빵 등 탄수화물은 혈당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몸에서 지방으로 바뀔 수 있다. 설탕, 꿀, 물엿, 사탕, 케이크, 콜라, 사이다 등 단순당을 비롯해 과일의 과당도 혈액 내 혈당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주의한다. 알코올 섭취도 하루 1~2잔 이하로 조절하자.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이나 단당류 탄수화물 대신 통곡이나 잡곡류, 두류, 생선류, 채소류 등 비타민과 무기질(칼슘, 포타슘, 마그네슘), 섬유소가 풍부한 풍부한 식사로 바꾸어보는 것이다. 고지혈증뿐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 뇌졸중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하루 30분 일주일에 3번 유산소 운동하기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의 조깅(빠르고 큰 보폭의 걷기)을 해보자. 유산소 운동은 고지혈증의 예방관리뿐 아니라 체지방 감소와 심혈관 및 심폐 기능 향상, 고혈압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코로나 유행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공원과 산책로를 찾아서 걸어도 좋다. 외출 대신 집에서 고정식 자전거나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해도 된다. 일단 규칙적으로 운동해보자. 운동 강도는 숨이 어느 정도 차고 땀이 배어날 정도로 해야 효과적이다.

한기훈 교수는 “새해의 시작이라고 해서 밀린 숙제처럼 서두르진 말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 고지혈증은 저절로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행복한 마음과 함께 건강한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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