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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트럼프 미디어 그룹 스팩 합병 조사

김무연 기자I 2021.12.07 08:09:10

DWAC “단순 조사를 위법 때문이라 해석해선 안 돼"
사전 합의 의혹 제기…PIPE 투자 발표도 비정상적
트럼프, 기존 소셜 플랫폼 반감…독자적 플랫폼 구축
데빈 누네스 공화당 하원의원 CEO로 선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미디어 기업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TMTG)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TMTG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인 지털월드애퀴지션(DWAC)과 합병해 나스닥 우회 상장을 노리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사진=AFP)


◇ TMTG와 DWAC 사전 합의 의혹 제기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DWAC가 지난 10월 말과 11월 초에 SEC로부터 합병 관련 일부 예비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TMTG와 DWAC는 지난 10월 20일 합병해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DWAC는 SEC가 이사회 및 투자자 관련 정보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SEC의 스팩 합병 관련 조사는 상장 기업이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지, 완료하는 데 어느 정도 기한이 걸리는지에 초점을 둔다. 조사에 착수했단 것만으로 해당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단 뜻이다. 이를 염두에 둔 듯 DWAC는 “이번 자료 제출을 우리가 법을 위반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DWAC가 ‘사전 합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외신들은 양사의 합병이 발표된 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패트릭 올랜도 DWAC 최고경영자(CEO)가 이미 올해 초와 스팩 자금 모집 전에 만났다고 보도했다. 만약 두 사람이 합병 논의를 위해 만났다면 SEC 규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팩은 자금 모집 전에 특정 회사와의 합병을 목표로 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앞서 발표한 10억달러 조달 건도 문제가 있단 지적이다. TMTG는 이달 초 “여러 기관 투자자로부터 상장지분 사모투자(PIPE) 방식으로 10억달러(약 1조1800억 원)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자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PIPE 투자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거나 회사 가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비정상적”이라고 꼬집었다.

데빈 누네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사진=AFP)


◇ 누네스 하원의원 CEO로 영입…‘트럼프 미디어 왕국’ 박차

앞서 지난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TMTG를 세우고 새로운 SNS ‘트루스 소셜’을 출시할 것이라 밝혔다. 기존 SNS가 자신 및 지지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위터는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했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이용해 지지자들의 추가적인 폭력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TMTG는 “우리는 탈레반이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전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에는 침묵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TMTG는 모두에게 목소리를 낸다는 사명을 가지고 설립됐으며 트루스 소셜을 통해 빅테크와 맞서 싸우게 되어 기쁘다”라고 설립 이유를 설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TMTG는 SNS는 물론 인터넷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등 각종 플랫폼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트루스 소셜은 페이스북 미 트위터 등과 경쟁할 예정이고 ‘TMTG+’ 및 ‘TMTG 뉴스’는 넷플릭스, 디즈니+, CNN 등과 맞붙을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진출한단 방침이다.

TMTG는 이미 친(親)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데빈 누네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한 상태다. CNBC방송에 따르면 하원 정보위원장을 맡았던 누네스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내년 1월 회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누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에게 임무와 이 약속을 이행할 세계적 수준의 팀을 이끌도록 요청한 것을 겸허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면서 CEO 선임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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