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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수원에 있는 공기질 솔루션 전문기업 애니텍 기술연구소. 이 회사가 개발한 ‘스마트게이트’ 체험을 위해 입구에 설치된 QR코드를 인증하고 내부로 들어서자 ‘에어시큐리티’(Air Security)가 작동했다. 옷과 소지품 표면에 붙은 초미세먼지와 코로나 바이러스를 털어내는 소리였다. 잔잔한 바람으로 털어낸 물질들은 게이트 곳곳에 장착된 고성능 헤파필터로 걸러진다.
에어시큐리티를 지나 지하철 대기실처럼 꾸며진 게이트 내부에 들어서자 자외선 살균기(UV-C LED)가 파란 빛을 내며 작동했다. 신체에 직접 닿는 화학물질 분사 대신 자외선 살균 기술을 통해 미처 제거하지 못한 남은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살균한 과정이다. 게이트 내부를 통과하는 동안에는 ‘양압 시스템’이 작동해 내부 공기에 남아 떠다니는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를 또 한 번 제거한다.
게이트 끝에는 실내 미세먼지 수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게이트 내부 미세먼지는 ‘1’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 시스템에는 스마트게이트의 UV-LED 살균장치나 공기 배출 장치, 차압 단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제어 시스템도 적용됐다.
스마트게이트 안내를 맡은 강동훈 애니텍 이사는 “게이트 길이는 1m에서 5m까지 사용 목적에 따라 다르게 제작할 수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메르스나 사스 등 다른 호흡기 전염성 바이러스 제거 성능은 전문시험기관을 통해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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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게이트는 공간이나 용도에 따라 맞춤형 설치가 가능한 덕분에 기관·기업으로부터 설치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강 이사는 “이달 내 부천시청에 스마트게이트를 처음으로 설치한다”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큰 다중이용시설이라면 어디든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3년 상장 목표…“공기 관리 선도 기업으로”
지난 2006년 설립한 애니텍은 공기질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이주열 대표가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각종 환경문제를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애니텍은 스마트게이트 외에도 대용량 공기청정기나 살균기 등을 기업 간 거래(B2B), 기업-정부 간 거래(B2G)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포함한 다양한 지하철 노선 내 역 대기실과 전동차 내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유명 편의점 프랜차이즈와도 점포 내 미세먼지·바이러스를 동시에 제거하는 공기청정시스템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공기질 솔루션 기업으로서 애니텍의 강점은 미세먼지 제거나 바이러스 살균에 필요한 자체 기술과 제품 제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고객사가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공기청정기나 바이러스 살균기 등 제품군이 매우 다양하다”며 “건물 내부에 매립해 설치하기도 하고 스탠드형 제품으로 만들어 공급도 가능하다. 성능 역시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따라 맞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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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기술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애니텍은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액도 10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올해는 스마트게이트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300억원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애니텍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환경부가 그린뉴딜 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사업에도 지난해 선정됐다. 이 대표는 “공기정화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내후년 IPO를 목표로 직원들과 꾸준히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