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초청작인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의 ‘판소리 필경사 바틀비’가 온라인 공연을 진행한 지난 19일, 영상 중계가 끝난 늦은 시간에도 채팅창에서는 오프라인 공연을 방불케 하는 열기가 이어졌다. 대면 공연이 성사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채팅으로 마련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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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필경사 바틀비’는 허먼 멜빌의 소설 ‘필경사 바틀비’를 판소리 1인극으로 꾸민 작품이다. 작가이자 연출인 임영욱과 소리꾼 겸 배우인 박인혜로 이뤄진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이 2016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초연했고, 2018년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1인극임에도 공연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지미집을 포함한 6대의 카메라를 이용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배우로 무대에 오른 박인혜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객석으로 이동하는 화면과 지미집으로 촬영 중인 모습을 그대로 담아 이번 공연이 촬영된 영상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온라인 공연이 낯설었던 창작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됐다. 임 연출은 “대면공연이 불가피한 상황이기에 공연의 의도를 잘 담을 수 있는 영상 스타일이 필요했다”며 “서사성이 있는 판소리의 현장성을 살리기 위해 공연을 촬영 중인 상황을 일부러 노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온라인으로만 공연을 진행해 아쉬움도 있지만 그럼에도 채팅을 통한 ‘관객과의 대화’ 등으로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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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27일에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20주년을 맞아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특별히 제작한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나는 스무살입니다’가 초연에 오른다. 28일과 29일에는 프랑스의 현대무용 아이콘 제롬 벨이 온라인을 통해 국내 안무가·무용수들과 협업한 ‘갈라’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