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에 증시는 연고점을 넘어섰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도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과 실물지표의 괴리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위해 배당주 펀드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공매도 해제 연장 등으로 특유의 계절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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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기준 배당주 펀드에서 연초 이후 2조168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3개월 사이에도 1조4180억원이 사라졌다. 이같은 자금유출 이유는 수익률에서 찾을 수 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배당주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00%,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6.09%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1.23%, 13.27%로 이와 비교하면 한참을 밑돈다.
운용설정액 1조9394억원으로 배당주 펀드 중 가장 덩치가 큰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을 살펴보면 연초 이후 -3.9%, 최근 3개월 6.06%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주 펀드 평균치를 밑돈다. 운용 보고서를 보면 7월 기준 삼성전자(005930)(19.44%) SK하이닉스(000660)(7.43%) 삼성전자우(005935)(5.36%) 등을 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400선을 돌파했으나 최근 반도체 업황 불안에 삼성전자는 연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성장주를 함께 담은 일부 배당주 펀드는 수익률에서 웃었다. ‘우리중소형고배당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C’는 연초 이후 43.84% 수익률을 올렸다. 중소형 성장주 및 배당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부 성장주가 수익률을 주도했다. 메드팩토(235980)(8.11%), NAVER(035420)(3.34%), 삼성SDI(006400)(3.17%) 등 일부 성장주가 수익률을 주도했다. 항암제 개발 전문업체 메드팩토의 주가는 연초 2만2275원에서 임상 결과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타고 4일 종가가 13만원500원까지, 485.85% 상승했다.
◇ 연말 기대해보지만…“공매도 금지 변수”
‘여름 보너스’로 불렸던 중간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꺾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이 흔들리면서 기업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주는 중간배당을 강행했으나, ‘고배당주’로 사랑받던 S-Oil, SK이노베이션(096770),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두산(000150), 하나투어(039130), GKL(114090) 등은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연말 결산 배당에 기대를 건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배당락 이전에 한번 노려볼 만 하다”면서 “2010년 이후 데이터를 살펴보면 수급이 배당락 한 달 전에 성장주에서 배당주로 이동하는 등 연말 배당주 계절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나 온라인 쇼핑 활성화 등으로 코로나19에 적응하고 있고, 백신 후보물질이 최종 검증 단계인 제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가치주가 배당을 되찾으면 성장주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초 9월에서 내년 3월로 연장된 공매도 금지 해제는 변수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그동안 가파르게 치솟은 성장주 숏이 가능해지면서 가치주로 단기 로테이션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기간이 연장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는 불가능해졌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매도분을 숏커버(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주식의 재매입)하거나 조기 북클로징을 위한 매수 롤오버 등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가 대개 연말 배당투자의 시작점이 됐다”면서 “공매도 금지가 연장되면서 하반기 전통적인 투자대안인 고배당 전략이 제약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