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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춤처럼 본능적인 것이 없다. 몸의 표현은 거짓이 없고 순수하며 누구나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점에서 춤과 관련된 DNA는 모두에게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니 춤을 볼 때도 무용수가 표현하는 바를 어렵게 해석하기보다는 순간을 느끼고 교감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확장시킨다면 조금 더 쉽고 즐겁게 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단체로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작품은 흥겹다. 이들의 몸짓은 역동적이고, 극한의 움직임 속에서 엑스터시를 이끄는 매력이 있다. 이들의 몸짓은 그로테스크하면서 치밀한 질서의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고조시킨다. 이는 분절된 서사구조에 따른 가요, 국악, 클래식 등의 나열 속에서 리듬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자율적 해석으로 신명의 움직임을 그려내는데 기인한다.
‘모다페 2020’(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에서 공연된 ‘바디콘서트’(remix)(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5월 23일)는 이러한 이들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동안 꾸준하게 공연된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고정 레퍼토리로 이번 공연에서는 25분 내외로 압축해 극대화된 면모를 보여줬다.
이 작품은 익숙한 노래의 나열에 따라 단편적이면서도 장면 장면의 연결성을 통해 제목 그대로 몸의 향연을 펼친다. 예를 들어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유명한 아리아 ‘울게 하소서’가 흐르는 장면도 그러하다. 여기서 이들의 몸짓은 기대지평에 따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감정의 물리적 움직임을 통해 지평의 전환을 이룬다. 이는 순간을 느끼면서도 순간을 생각하게 하는 문턱의 미학을 통해 살아 있음을 공유하여 관객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가치가 발견된다. 이 작품은 최근 경기아트센터 예술인지원 경기방방콕콕방송국을 통해 1시간 정도 완결된 형태로 온라인 공연으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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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그동안 아카데미즘에 바탕을 둔 무용계의 질서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대중과 호흡하려 해왔다. 이들의 작품은 확실한 자기 색깔이 있고, 미시적 변용 가운데 새로운 가치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과 몸이 움츠러들었고, 무용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은 이들을 기억한다면 무용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