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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한 대 겨우 지날 정도의 좁은 골목길에 이태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곳은 LP카페 겸 바(bar) ‘음 레코드’다. 굳이 찾아오려 애쓰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공간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면서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난 2016년 6월 처음 이 곳에 문을 연 음 레코드의 대표는 잡지 편집장으로 일하던 전우치 씨다. 전씨는 LP로 디제잉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음 레코드를 만들게 됐다.
음 레코드는 기존의 LP바나 음악 카페들과는 달리 손님이 직접 음반을 골라 듣고 즐길 수 있다. 손님이 직접 가져온 LP판을 틀 수도 있고 초보자들에게는 턴테이블 사용법도 알려준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1층과 2층 곳곳에 LP라 불리는 바이닐(Vinyl) 레코드 약 8만장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LP 컬렉션은 주기적으로 교체되는데 원하는 음반을 직접 골라 듣거나 구매도 할 수 있다.
‘영원한 싱어송라이터’라 불리는 고(故) 김현식의 앨범부터 스티비 원더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명반, 영화와 만화의 주제곡을 담은 앨범들까지 수 만장의 LP들이 누군가의 손길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놓여 있다.
눈과 입, 귀로 즐기는 음 레코드의 진가는 루프탑(옥상)에서 드러난다. 3층에선 LP 대신 카세트 테이프와 붐 박스로 음악을 트는데, 요즘 같은 때 청명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음 레코드의 직원들이 베트남 하노이로 직접 찾아가 조리법을 공수해 온 시그니처 메뉴 반미 샌드위치와 맥주, 아메리카노 한 모금이면 도심 속에서 남부럽지 않은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음 레코드는 과거의 문화를 다시금 복원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바이닐 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카세트 테이프로 장식한 벽면, 턴테이블, 아날로그 TV 등 예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소품들이 2030 세대의 젊은 감각으로 재배치 돼 있다. 가수 타이거JK, 윤미래, 크러쉬, 아이돌 세븐틴, 블랙핑크, 위너 등이 앨범 자켓을 촬영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딘딘과 황보 등 유명 가수들도 자주 찾아 앨범을 구매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반스’(Vans) 등 의류 스포츠 브랜드들의 화보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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