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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깊어지는 씨티은행 노사갈등…고객이탈 여부 놓고 공방

권소현 기자I 2017.06.09 06:10:00

지점 통폐합 계획에 따른 진통
노조 "뱅크런 수준 이탈" vs 사측 "작년말보다 잔고 늘어"
각기 다른 기준과 범위 놓고 엇갈린 주장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점 통폐합을 두고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과 예금자산 이탈여부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노조는 지점 통폐합 결정 이후 고객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오히려 투자상품 잔고는 늘고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발렌틴 발데리바노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본부장이 내부 메시지를 통해 자산가 고객은 확대됐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8일 발데리바노 본부장은 행원에게 메시지를 통해 자산 5000만원 이상인 ‘씨티 프라이어티’ 고객은 올 들어 1.1%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대형 자산관리(WM)센터의 자산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면서 은행 일반거래는 비대면으로 유도하고 자산관리를 강화하는 전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지난 2015년 말에 문을 연 반포 WM센터와 작년 말에 오픈한 청담 WM센터의 자산은 각각 3.4%, 1.3% 늘어 전체 지점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상품 잔고는 2015년 10월 이래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씨티은행 노조가 영업점 통폐합 결정 이후 ‘뱅크런’ 수준으로 자산이 빠져나가고 고객이 이탈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에 대한 반박이다. 노조는 지난 3월 말 씨티은행이 영업점 수를 126개에서 25개로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4월과 5월 고객이 8700여명 이탈했고 수시입출금과 정기예금은 4470억원 정도 줄었다면서 경영진을 압박했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고객이 이탈한 것은 거래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점포폐지 전 해지해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사측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5월에 고객이 대거 이탈한 이유로 16~17일 점포통폐합 관련 대고객 안내 문자 발송을 꼽았다.

하지만 씨티은행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받아쳤다. 수시입출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이 지난해 말 11조6000억원에서 5월 말 11조8000억원으로 늘었고, 월별로 보면 증감이 엇갈리긴 했지만 4월엔 줄어든 것은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넷마블 공모청약 요인이 컸다는 설명이다. 고객 이탈은 지점 통폐합 때문이라기보다는 정기 미거래 계좌 정리에 더해 거래가 없던 신탁계좌를 5월에 처음으로 실시한 요인 때문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 알림 문자를 보낸 이후 고객 불만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불만을 제기한 이들은 미미했다”며 “현재 고객의 95% 이상이 비대면 거래를 주로 하고 있고 지점은 1년에 한 번 방문할까 말까 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사측이 제시한 수신 수치에 개인사업자와 매출액 100억원 미만인 법인 고객까지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통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사업자의 경우 특별금리 등으로 언제든지 이동하는 거액 수신고객으로 일회성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사측과 노조간 통폐합 영향을 두고 핑퐁게임을 하는 가운데 씨티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오는 15일 새로운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다. 기존 인터넷뱅킹에 비해 편의성은 높이고 보안은 강화한 혁신적인 서비스라는 게 씨티은행 설명이다. 이날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직접 설명할 예정이며 노조와의 공방에 대한 해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산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반포, 청담에 이어 서울 신문로에 있는 서울지점을 WM센터로 탈바꿈하고 도곡과 분당에도 각각 대형 WM 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신규 WM센터에는 자산관리 상담인력을 각각 100여명 가량 배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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