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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노동조합 파업과 태풍 영향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전년대비 소폭(0.4%) 하락에 그쳤다.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4개사는 모두 성장한 것. 여러 악재가 있어도 “팔릴 차를 내놓으면 팔린다”는 자신감이 완성차업계에 공격적인 목표 설정으로 이어졌다.
이달 초 가장 먼저 판매 목표를 공개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508만대, 317만대로 총 82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역대 최대의 판매 목표다. 지난해 판매량 대비로는 약 37만대(4.6%), 지난해 목표인 813만대보다도 12만대(1.5%) 늘어난 수준이다.
작년 신차가 적어 실적이 좋지 않았던 현대차는 올해는 다양한 신차로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신형 그랜저를 필두로 소형 SUV, 제네시스 브랜드의 G70 등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신형 그랜저는 출시 두달만에 판매 2만대를 넘어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상반기 중 소형 SUV 모델 0S(프로젝트명)도 내놓을 계획이며 사실상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번째 신차인 G70도 출시 대기중이다.
기아차는 작년 레저용 차량(RV) 인기에 이어 올해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와 신형 모닝으로 국내에서 3년 연속 50만대 이상을 판매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상반기 국내 출시될 스팅어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돼 양산차 부문 최고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고, 신형 모닝 또한 사전계약 2주만에 4035대가 계약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 큰 성장을 보인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올해도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갈아치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신차 중 볼륨모델이 없고 시장을 빼앗긴 현대·기아차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변수다.
한국GM은 공식적으로 판매 목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내수 판매를 지난해 보다 10%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지난해 신형 말리부와 스파크의 인기로 내수시장에서 총 18만275대를 판매하며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GM의 대표선수는 9년만에 완전변경된 신형 크루즈다. 제인스 김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스파크가 모닝을 이긴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올해는 크루즈로 아반떼를 뛰어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반떼는 국내에서 9만3804대가 판매됐고 크루즈 판매량은 1만847대에 불과했다. 신형이 출시됐다고 하더라도 준중형차 대표 모델인 아반떼를 말 그대로 ‘뛰어넘기’는 어렵다. 또한 기아차가 신형 모닝을 내놓고 스파크에 빼앗긴 경차 1위를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
르노삼성도 올해 역대 최고치인 27만대(내수 12만대 이상, 수출 14만대 이상)를 목표로 잡았다. 르노삼성은 작년 내수 11만1101대, 수출 14만6244대로 총 25만7345대를 판매했다. 이는 2010년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인 27만1479대에 이어 역대 2위의 기록이다. 판매 첫해에 5만대가 넘게 팔린 SM6가 실적을 견인했다. 작년 9월 출시된 QM6 역시 출시 4개월만에 1만4126대나 판매됐다.
올해 나올 신차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와 소형 전기차 트위지다. 수입차(클리오)라는 점과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되는 차급(트위지)이라는 면에서 기대감은 크지만 해치백과 전기차라는 한계 때문에 SM6와 QM6와 같은 흥행은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쌍용차도 올해 역대 최고치인 16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쌍용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5만5621대를 판매하며 2002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2002년의 16만1016대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이중 내수시장에서만 11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볼리 브랜드가 내수 판매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쌍용차의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올해는 티볼리 브랜드 출시 2년차를 맞았고, 현대차에서도 소형 SUV모델을 내놓는 만큼 작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쌍용차의 신차로는 대형 SUV인 Y400(프로젝트명) 출시가 예정돼 있다. 기아차 모하비와 경쟁할 Y400이 티볼리 브랜드와 같은 성공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