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은 21회 SRE 보고서 만족도 분야에서 만족도 5점 만점에서 3.64점을 받으며 20회 SRE보다 0.23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신평에 내줬던 1위 자리 역시 되찾았다. 전체적으로 단정한 양식 속에 구체적인 분석이 제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예리한 이슈 보고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로 각 신평사가 5개씩 제출한 대표적 연구보고서 가운데 한기평의 보고서를 우수보고서로 뽑은 표수는 84표(중복응답 가능)를 받는 데 그쳤다. NICE신평(105표)과 한신평(85표)보다 밑도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10일까지 발행된 ‘유가 하락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은 정유, 항공해운, 조선, 석화 4개의 산업에서 나타나는 영향을 치밀하게 분석, 21회 SRE의 최우수 보고서로 선정됐다. 한 자문위원은 “SRE를 위해 제작된 보고서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보고서를 때맞춰 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한 능력”이라며 “정리가 잘 돼 있고 공수를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한신평의 2위 굳히기도 눈길을 끈다. 한신평 보고서의 만족도 점수는 3.57점. 지난 회 1위에서 2위로 밀려났지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의 점수는 3.68점으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들이 매긴 한기평 점수(3.63)을 웃돌았다. 자문위원들은 “풀 리포트에서 1~2년 지난 재무제표가 보이는 등 아직 허술한 모습이 남아있지만 요지(서머리)에서 개선되는 모습이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의 이슈 보고서 역시 주목할 만하다. 특히 11월 27일과 12월 8일에 걸쳐 나온 ‘한화와 삼성의 빅딜이 두 그룹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물론 그룹 내 지배구조, 타 그룹 석유화학과의 경쟁 관계 등을 넓은 시각에서 분석, 정성이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인수합병이나 대주주 변경이 화두로 불거지며 이슈에 대한 대응과 분석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21회 SRE에서 좋은 보고서의 요건을 묻는 질문에 47%의 응답자가 ‘제반 이슈를 체계적으로 잘 정리한 보고서’를 꼽았다.
1~2년 전만 해도 조선과 건설의 수주 현황이나 사업장 이슈 등 업계가 구하기 어려운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신평사의 역할에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제 M&A나 지배구조 이슈 등 기업별 이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 자문위원은 “한기평의 경우, 평가 보고서는 뛰어나지만 문제의식과 빠른 대응력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며 “눈에 띄는 이슈 보고서가 없다는 건 시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할 타선이라 해도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1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1회 SRE는 2015년 5월1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문의: st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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