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채는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채권으로 회계기준상 부채인 채권과 자본으로 분류되는 주식의 성격이 결합해 하이브리드(Hybrid·이중) 채권으로 불린다. 영구채를 발행해 돈을 끌어오면 부채 비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기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수단이 된다.
한진해운 등 장기 불황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해운업계는 지난해 말 잇따라 영구채 발행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자본으로 볼지 부채로 볼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아 사실상 손 놓은 상태였다. 앞서 한진해운은 연내 4억~5억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발행 조건과 시기 등을 조율하다 발행 준비를 멈췄다.
그러나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산하 해석위원회는 영구채를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해석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각국 회계기준원에 알리고 60일 가량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자본으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영구채는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영구채 발행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영구채가 사실상 자본으로 인정받은 만큼 해운사들이 곧 영구채를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채가 자본으로 최종적으로 인정받을 경우 한진해운 뿐 아니라 현대상선(011200)도 영구채 발행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600%를 웃도는 부채 비율을 감안해 영구채 발행으로 총 2000억여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영구채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200억원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김 사장은 최근 STX팬오션(028670)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대해서는 해운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세계 최대 벌크선사이자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금융권이 해운업계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될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동성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해운사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하루 빨리 지원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해운보증기금과 선박금융공사, 해양금융공사 등 어떤 방식이든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수산부가 타부서와 협의해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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