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한섭 칼럼니스트]누구나 알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시대가 껴안고 풀어야 할 핵심 과제 즉 시대정신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을. 그런데 대한민국 2012년은 스마트 공화국이다. 시대정신이라는 거대하고 추상적인 화두가 두 단어, 소통과 공감으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답은 질문 속에 있는 법이어서 소통과 공감이라는 시대정신에 대한 해결책도 이미 나와 있다. 바로 개방-연결-공유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회 조직과 기술 인프라를 개방-연결-공유의 방법론으로 혁신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의 조건과 대선 승리의 전략과 전술은 이렇게 다 공개되어 있다. 그래서 누구나 알고 있다. 유권자의 마음, 유권자와의 소통과 공감 그리고 유권자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결국 다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을 대선의 유력 후보들이 모를 수 없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선언했고 문재인 통합민주당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안철수 후보는 아예 자신의 대선 캠프를 ‘진심본부’라 명명했다. 세 후보는 표현은 각기 다르지만 다음과 같이 합창하고 있는 것이다. - ‘이념과 지역 그리고 세대로 갈린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여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진심으로 만들겠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세 후보 모두 입만 열면 마음, 마음 하는데 행동과 말이 매번 오락가락이다.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으며 문재인 후보는 미국과의 FTA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일구이언을 쉽게도 한다. 안철수 후보는 사람의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연구하는 생리학을 전공해서 인간을 좀 아는 줄 알았는데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속 터지게 한다.
왜 그럴까? 말로는 마음, 마음 하지만 건성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왜 건성으로 마음을 말하는가? 유권자의 행동을 결정하는 마음의 진짜 힘을 모르기 때문이다. 왜 마음의 힘을 모르는가? 사람의 마음이 무엇이고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이유로 움직이고 다른 어떤 이유로 문을 닫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에 대한 새로운 학문인 인지진화론에 의하면 마음은 육체라는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운영체계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다. 육체는 물리적인 실체로 존재하지만 마음은 신경망을 연결하는 패턴 양식으로 존재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설계된 뇌의 연산체계이기 때문이다. 육체가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무한한 세상을 상대하기 위해 효율성으로 움직인다면 마음은 나와 사물들을 연결하는 확장성의 원리로 작동한다. 그래서 마음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 귀로 들리지 않는 것을 보고 듣는다. 즉 마음은 세상에 대해 열려져 있으므로 (개방), 나와 세상의 만물과 만사를 연결하고 (연결), 마음에 의해 나와 세상은 궁극적으로 하나가 된다 (공유).
앗! 마음의 역할이 바로 개방-연결-공유다. 바로 21세기 디지털 문명은 마음 문명이며 이 문명을 주도하는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그리고 애플과 같은 상징적 기업들은 물질이 아닌 마음 기업이다. 마음이, 느낌이, 생각이 행동을 결정한다. 즉 상상이 현실을 결정하는 시대가 21세기다. 그래서 마음은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마음은 물리적 실체가 아니지만 지금 여기에 확실히 강력하게 존재한다.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마음이 갑자기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마음의 속도는 거북이처럼 느리기도 하지만 작은 돌발변수 앞에 빛의 속도로 내달리기도 한다. 유동층의 마음은 무의식적, 자동적, 반사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2월 19일의 최종 승자는 원형으로서의 이미지-프레임-스토리를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유동층의 마음에 하나의 신경망의 형태로 단단히 구축하는 후보자가 될 것이다. 대통령 선거는 ‘마음 전쟁’이다.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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