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1월 26일 07시 4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2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또다시 하락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68달러(1.9%) 하락한 86.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최근 8주일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 경제지표 부진에 `발목`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언급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이 내내 부담이었지만, 실제 이날 유가 하락을 이끈 것은 뭐니뭐니해도 경제지표 부진이었다.
먼저 발표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대비 -0.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0.4% 증가를 예상했었지만, 오히려 감소하면서 글로벌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어 나온 미국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60.6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S&P/케이스쉴러가 발표한 11월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대비 1.0% 하락해 넉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BNP파리바 커머디티퓨처스의 톰 벤츠 브로커는 "영국 GDP성장률이 뜻밖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뉴스였다"며 "가격이 올라온 뒤 조정압력을 받던 유가에는 또다른 약세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기술적 매도세도 부담
이같은 펀더멘털 요인 외에도 기술적인 약세 요인도 부담스러웠다. 헤지펀드 등 일부 투기세력들은 시장에 대한 기술적 분석으로 매수와 매도를 판단하는 경향성이 있다.
카메론 하노버사의 피터 뷰텔 대표 역시 "어느 특정 시점에는 기술적 요인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을 띄는데 지난 12개월간이 기술적 신호로 돈을 벌 수 있는 장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유가는 일간, 주간, 월간 차트상 볼린저밴드 상단에 부딪힌 뒤 하락세로 돌아서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 "OPEC 증산은 결국 호재"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OPEC의 증산 가능성이 결국 시장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했다.
BoA메릴린치의 프란시스코 블랜치 원자재 리서치 헤드는 "OPEC이 결국 유가 상승세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아주 긍정적인 재료"라며 "OPEC은 어느 정도 속도를 제어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유시장 구조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이며 수요는 계속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전날 글로벌 원유 수요는 올해 하루평균 180만배럴, 2% 증가할 것으로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전망한 바 있다.
한편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내일 발표되는 미 에너지부의 원유재고 데이터는 지난주에 120만배럴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6주 연속 감소세 이후 2주일 연속 반등세를 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