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이여..단기 부진에 흔들리지 말자

조선일보 기자I 2005.05.13 08:53:47

[박미경의 투자가이드]94년 발매 펀드 연10%수익

[조선일보 제공] 우리 증시엔 수년간 전문가들이 말해 왔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한 몇 가지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번에는 정말 종합주가지수 1000을 지평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전망이다. 또 운용사마다 “마젤란 펀드 같은 초대형 펀드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해왔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오랜 숙원처럼 돼버린 이런 목표들을 전문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이 만들어낼 것 같다. 그 주인공은 매달 소액을 넣어 목돈을 만드는 ‘적립식 주식형 펀드’. 저금리·고령화라는 상황에다 분할 매수를 통한 체계적인 위험분산 효과, 그리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이 많은 사람들을 적립식 주식형 펀드로 불러모으고 있다. 현 추세라면 단일 펀드 1조원은 물론이고 전체 규모로도 아주 큰돈이 모일 것으로 보이며, 또 이 돈들이 정말 이번에는 다른 1000 기록을 만들고, 외국인이 조금만 팔아도 흔들리는 약한 체질도 고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꿈을 펼치기도 전에 벌써 단기적인 평가가 앞서 걱정이다. 가입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손해가 났다고 실망하거나, 단기 성과를 가지고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나친 걱정들도 있기 때문이다. 싸게도 사고 비싸게도 사지만, 결국 평균 매입 가격을 낮춰 원하는 수익을 얻는 것이 적립식 투자의 기본 원리다. 또 5년·10년 장기로 투자하고 만기에 주가가 낮다면 상승 시기까지 투자기간을 늘려 대응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단기 부진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 또 94년 발매 후 10년 넘게 꾸준히 납입한 적립식 ‘개인연금 주식형 펀드’들이 연 9~10% 내외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참고해 보자. 그 옛날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가 한 번이어서 쉬지 않고 기어간 거북이가 이겼지, 만일 5년·10년 계속 되었다면 분명 토끼가 이겼을 것이다. 너무 게을러 10년 내내 자기만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괜한 걱정이다. [박미경·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관리부장]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