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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추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월 12일 이후 최저치인 102.15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올라 이날 102.67에서 마감했다.
특히 엔화에 대해 달러는 2.04% 하락한 143.5엔을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약해졌다. 이자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기술주와 멕시코 페소 등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하게 되감기를 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상승, 달러는 하락하는 모양새다.
엔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캐리 트레이드에 활용되던 위안화 가치도 상승하는 모양새다. 이날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한때 7.08위안까지 내려갔다. 지난 5일(중국시간) 중국인민은행(PBOC)는 달러·위안 환율은 7.1345위안으로 고시한 바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서서히 상승해 장 막판에는 7.1399위안으로 끝났다.
주요 선진국들의 통화에 대해서도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에 대해서도 달러는 한때 1유로=1.1009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 1월 이래 최고치였으나 미국의 서비스업이 ‘확장세’로 전환했다는 7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이 나오며 소폭 하락했다. 현재 달러·유로는 1.09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위스 프랑 역시 달러에 대해 0.83% 상승해 달러당 0.85프랑을 기록했다. 7개월 이래 최고치다.
반면 신흥국 통화의 경우,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며 신흥국 국가에서 급격히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대표적인 수혜자이기도 했던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3거래일째 이어져, 1달러당 19.37페소로 거래되고 있다. 한때는 1달러당 20페소까지 가치가 하락했으나 소폭 상승했다.
호주달러 역시 0.70%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금조달통화의 급격한 상승은 신흥시장뿐 아니라 호주와 같은 선진시장에서도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에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안화로 자금을 조달해 여러 신흥시장 국가들의 통화 바스켓에 투자하는 연초 대비 수익률은 이날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엔화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올해 들어 번 이익이 모두 사라졌다.
제프리스 LLC의 글로벌 FX책임자인 브래드 베크텔은 “자산 클레스 전반에 걸쳐 현금화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엄청난 레버리지 해소가 일어나고 있으며 시장이 너무 불안정해 아직 바닥을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로얄뱅크오브캐나다 아시아통화전략 책임가인 앨빈 탄은 ‘휴가철’이라는 계절성이 외환시장에 더욱 나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8월은 유동성이 낮은 경향이 있어 변동성이 높으면 매우 위험하다”며 “북미와 유럽이 휴가철이기 때문에 상황이 안정되기 시작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빠르게 거래를 시작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