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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등판설 '솔솔'…"패장인데" "민심 따라"[국회기자 24시]

경계영 기자I 2024.05.18 09:00:11

'황우여 비대위' 전당대회 준비 돌입
당권주자 중 한동훈 부각…목격담만으로 주목
"책임감 느껴야" "이재명도 대선 지고 당대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꾸리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당 사무처와 사무총장이 구체적 일정을 정해 이르면 다음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전당대회 채비가 본격화한 가운데 한 인물에 온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바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지난달 1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황우여(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아직 한동훈 전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도서관 등에서 시민의 목격담을 통해 꾸준하게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직자, 비대위원,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도 만찬을 했다고도 알려지기도 했죠.

이같은 한 전 위원장의 행보는 곧 당대표 출마설로 이어졌습니다. 도서관 등에서 일반에 노출되고 시민과 함께 ‘셀카’도 찍는 행보 자체가 사실상 정치 무대로 복귀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당권 주자 경쟁 판도를 뒤흔들 인물이 등장하자 국민의힘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4·10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만큼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섭니다.

한 전 위원장과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는 결심을 가진 근저에 공천관리위원으로서 선거에 졌으니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 의원은 “제3자가 나와야 된다, 나오지 말아라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긴 했지만 한 전 위원장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당대표에 불출마하라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또다시 총선 말아 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라며 한 전 위원장은 물론 당을 직격했습니다.

이와 달리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맡으며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오롯이 한 전 위원장이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단할 문제”라며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잠시 멈추게 하는 것도 민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민심 판단에 대해선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즉답을 피했죠.

한 전 위원장이 영입한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7일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무기력증이나 여러 결함·문제점을 극복하는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말씀엔 딱히 반론을 제기하긴 어렵다”며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국민의힘 3040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역시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1박 2일 밤샘토론을 마친 후 첫목회인 이승환 서울 중랑을 조직위원장은 “(대통령)선거에 패배하고 보궐선거에 나가서 되고 당대표에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례가 있다”며 “정치는 본인의 결단과 의지로 하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동훈 전 위원장의 등장 예고편만으로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총선 패배 책임론, 틀어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등은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에 출마한다면 전당대회 기간 내내 맞닥뜨릴 질문일 겁니다. 그가 이들 물음표를 느낌표를 바꾸고 혼란과 분란이 이어지는 당을 수습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관 앞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자들이 설치한 응원 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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