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사 앞두고… 업비트, 무더기 유의종목 지정에 '패닉'

김인경 기자I 2021.06.12 09:39:21

업비트, 11일 25개 코인 유의종목 지정, 5개 원화마켓 제거
하루 지나고도 10%대 급락 이어져…투자자 혼란
"상장 코인 178개 중 14%가 유의종목이면 거래소 잘못" 분통
"FIU 컨설팅 신청 마감 앞두고…사전 김치코인 정리" 지적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코모도 등 25개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해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며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를 위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현장 컨설팅을 앞둔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전날 오후 5시 30분 공지사항을 통해 코모도 등 암호화폐 25종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공지했다. 유의종목 지정은 암호화폐 상장폐지의 전 단계로 일주일동안 검토를 한 후 지원종료 여부를 정한다. 문제가 없다면 거래가 재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상장 폐지로 이어지는 코인이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코인은 코모도 외 애드엑스, 엘비알와이크레딧, 이그니스, 디마켓, 아인스타이늄, 트웰브쉽스, 람다, 엔도르, 픽셀, 피카, 레드코인, 링엑스, 바이트토큰, 아이텀, 시스코인, 베이직, 엔엑스티, 비에프토큰, 뉴클리어스비전, 퓨전, 플리안, 리피오크레딧네트워크, 프로피, 아로곤 등이다.

업비트 측은 유의 종목 지정 사유로 “팀 역량 및 사업, 정보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 역량, 글로벌 유동성 미달 등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업비트는 오는 18일 12시부터 마로, 페이코인, 옵져버, 솔브케어, 퀴즈톡 등 5개 코인의 원화 거래 지원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 5개 종목은 업비트에서는 원화를 통한 거래 대신 비트코인을 통한 시장(BTC)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무더기 유의종목 지정에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실제 아인스타이늄이나 퀴즈톡, 엔도르, 옵저버 등은 하루가 지난 12일 오전 9시 15분에도 10%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종목이 BTC시장에서 상폐빔(상장폐지 전 시세가 급등하는 것)을 기대하는 일부 매기가 몰리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투자를 하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용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업비트에 대한 불만이 대다수다. 상장 코인 전체 178개 중 14%를 하루아침에 유의종목으로 지정할 정도라면 상장을 결정한 거래소의 부실 아니냐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투자유의종목 지정 및 원화마켓 제거를 금요일 오후 늦게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에도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FIU가 지난 10일 33곳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불러 특금법 신고기한(9월 24일까지)에 앞서 현장컨설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위한 준비작업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현장컨설팅 신청 마감은 11일 오후 6시까지였으며 국내 주요 대형거래소들이 신청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FIU의 컨설팅이 시작되면서 사전에 김치코인 등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가 코인 솎아내기에 나서며 다른 거래소들도 이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론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고 해도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혹여 상장이 폐지되더라도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종목이라면, 거래소를 옮길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일단 업비트는 거래 지원이 종료된다고 해도, 한 달 가량 출금을 지원하며 투자자 피해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공지사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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