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업계, 궐련형 전자담배 판로 확대로 내년 준비한다

이성웅 기자I 2020.12.10 05:30:00

BAT·KT&G, 전자상거래 시장 입점 확대 박차
필립모리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도 지속 출점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위축에 편의점 규제까지 더해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담배업계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판매처를 늘리면서다. 올해 들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위축되는 한편, 이렇다 할 신제품이 없어 고객 접점을 확대해 판매량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내년부터 담배 판매의 핵심 채널인 편의점에서 담배 광고가 규제를 받게 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BAT코리아)
9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최근 카카오톡 스토어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글로(glo)’ 판매를 시작했다. 글로가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한 지 두달여만이다.

BAT코리아는 지난 9월부터 지마켓, 쿠팡 등 주요 오픈마켓 12곳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톡 스토어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까지 총 14개 이커머스에 입점했다.

‘아이코스(IQOS)’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도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고객 접점도 늘리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달 27일부터 남양주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아이코스 스토어 남양주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남양주점이 입점한 남양주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은 서울·경기 동부권을 아우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배후 상권이 260만명 규모에 달한다. 남양주점 개점으로 플래그십 매장인 아이코스 스토어는 전국에 총 21곳으로 늘어났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1위인 KT&G에서 플래그십 매장을 8곳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매장 수가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KT&G 역시 ‘릴(lil)’의 온라인 판매처를 네이버 스토어와 인터파크로까지 넓히고 있다.

이처럼 담배업계가 판로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전년 대비 위축됐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줄어든 것은 처음 시장이 열린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7억4000만갑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전체 담배 판매량은 성장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1억8000만갑이 팔려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자료=KT&G)
업계에선 지난해 불거진 미국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건강 문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는 전혀 다른 유형이지만 전반적인 전자담배 불신으로 이어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G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올해 들어 신제품도 선보이지 못했고,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이 접근성을 높이고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정도다.

게다가 내년 1월부턴 담배 시장의 핵심 채널인 편의점을 대상으로 담배광고물 외부 노출 단속도 시작된다. 소매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에서 보일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담배업계에서도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전자상거래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셈이다.

김은지 BAT코리아 사장은 “BAT는 연초 담배에서 잠재적 위해성 저감 제품군으로 전환하는 성인 흡연자가 오는 2030년까지 5000만명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그 일환으로 한국에서도 전자담배 글로의 이커머스를 강화하고 구매 편의성을 향상시켜 소비자 접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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