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캣츠’ 40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는 ‘세계적 디바’ 조아나 암필(Joanna Ampil)은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국내 언론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캣츠’를 공연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안전한 공연장에서 무대에 오를 수 있어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캣츠’는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아이들을 위해 쓴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1981년 초연 후 40년간 전 세계 30개국, 300개 도시에서 공연하며 8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메가 히트작이다. 이 작품에서 암필은 한때는 아름다웠지만, 이제는 누추한 모습의 고양이 ‘그리자벨라’를 연기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캣츠’에서 ‘올드 듀터러노미’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Brad Little), ‘럼 텀 터커’ 역의 댄 파트리지(Dan Partridge)가 함께 했다.
리틀은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여러가지 행위 가운데 공연 관람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 대화 없이 한 방향을 보고 공연을 관람하는 것만큼 안전한 것이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연장 안에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며 “배우·스태프들은 방역 수칙 등이 가득 적힌 두꺼운 가이드라인 북을 숙지하고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등 전 세계 공연장이 대부분 셧다운 된 상황에서 ‘K-방역’ 덕분에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된 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물론 막을 올리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해외에서 입국한 배우, 스태프들은 모두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연습 준비를 시작한 7월에는 국내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이후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리틀은 “상황이 나빠질 때마다 한국 국민들이 똘똘 뭉쳐서 상황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조국인 미국이었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탄했다. 영국 출신의 파트리지도 “한국 국민들의 방역에 대한 남다른 철칙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캣츠’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무대 연출에도 변화를 줬다. 극이 시작할 때 객석 사이에서 등장하는 리틀은 ‘메이크업 마스크’를 착용한다. 메이크업 마스크는 실제 배우들의 고양이 분장과 똑같이 제작된 마스크다. 리틀은 “마스크 속 표정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깝다”면서도 “보이든 안 보이든 ‘올드 듀터러노미’의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트리지는 “마스크를 쓰고도 관객과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고 놀랐다”고 부연했다.
‘캣츠’는 오는 12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 뒤, 12월 중순부터는 대구로 무대를 옮긴다. 파트리지는 “한국 관객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관객들”이라면서 “새로운 도시와의 만남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암필은 “서울살이가 하루하루 즐겁지만, 대구 공연도 손꼽아 기다린다”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