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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광고대상]“진정성과 참신성을 보여준 수상작들에 경의와 감사를”

정병묵 기자I 2017.11.24 06:01:00

김민기 심사위원장(숭실대 특임교수·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회장)

지난 주말, 교토 출장길에 들린 교토 오하라(大原)의 단풍은 절정을 맞고 있었다. 관광 피크시즌답게 명소들과 상점가에는 인파가 넘쳐나고 웬만한 식당마다 줄이 길게 섰다. 호텔로 찾아온 간사이외국어대학 교수의 이야기로는, 내년 3월에 졸업하는 제자들의 취업률이 98%나 된다고 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니 “우선석(우리의 경로석) 주변에서는 스마트폰을 끄고, 그밖의 곳에서는 매너모드로, 통화는 삼가해달라”는 사인이 눈에 띠었다. 문고판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한국과 일본, 교토와 우리의 경제, 경기 차이도 엄청났고, 스마트폰 이용과 신문 구독 등 매체 환경의 차이도 컸다. 사람들이 좀비처럼 스마트폰만 보고, 취업걱정과 경기침체로 지갑은 닫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관계를 맺으려는 기업의 마케팅과 광고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협찬과 애드버토리얼에 주력하고, 전통적인 광고를 등한히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모바일이나 인터넷의 동영상으로 판촉효과를 도모하더라도, 기업의 존재의의와 사회를 향한 기업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광고는 꼭 필요하다. 이 점을 소홀히하여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쓸쓸한 풍조에서, 분발하고 있는 마케터들과 광고인들을 보니 그나마 위로가 된다. ‘2017 이데일리광고대상’을 심사하면서 느끼는 보람이다.

올해에도 심사기준은 관련성(relevance), 독창성(originality), 완성도(perfection)였다. 기업과 브랜드와의 관련성,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차별성, 표현과 배려의 작품성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검토한 결과, 기업PR부문 대상에는 코웨이의 ‘왜 시루죠?’편이 선정됐다. 이 광고는 “정수기 물은 깨끗하고, 필터는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통념에 도전하여, “깨끗함에는 한계가 없으므로 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는” 코웨이의 기업 이념과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으면 물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도 콩나물은 자란다“는 윤석금 회장의 신념을 잘 나타내고 있다.

브랜드부문 대상에 선정된 엘지전자의 ‘당신의 삶까지 작품으로, LG SIGNATURE OLED TV’편은 ‘벽지처럼 얇은 월페이퍼 디자인의 TV’라는 특장점을 선명하고 강렬한 색상의 비쥬얼에 “붙여·보다”라는 감각적인 카피를 곁들임으로써 전략적 크리에이티비티로 탈태환골에 성공한 작품이다.

마케팅부문 대상에는 현대자동차 Kona의 ‘마침내 SUV의 새로운 발견’편이 선정됐다. Kona는 현대자동차에서 처음 선보이는 소형SUV인데, 정글에 탄생한 ‘새로운 종(種)’의 메시지를 발랄하게 보여주어 호평을 받았다.

기업PR부문 최우수상에는 SK텔레콤의 ‘SEE YOU TOMORROW’ 캠페인이 뽑혔다. “내일 만나자”는 인사를 중의적으로 활용한 이 광고는 “SK텔레콤의 5G네트워크 기술은 내일이라도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미래생활의 중심 역시 SK텔레콤’이라는 메시지를 자신있게 전하고 있다.

브랜드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된 아모레퍼시픽 바이탈뷰티 명작수의 ‘이너뷰티 솔루션’편은 “인삼 뿌리와 열매를 모두 담은 홍삼제품의 명작”이라는 메시지와 “안으로 건강함을 채워야 밖의 아름다움이 완성된다”는 이너뷰티의 주장을 분자구조식 등의 비쥬얼로 표현해 신뢰도를 높였다.

마케팅부문 최우수상에는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가 좋다’ 편이 선정됐는데, 이 광고는 칠성사이다만의 ‘맑고 깨끗한 맛’이라는 컨셉트를 박서준의 시원한 음용장면으로 크리에이티브하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소비자들의 미디어 이용행태가 바뀌면서, 기존의 매체전략에서 벗어나 보유, 획득, 구입, 공유 등 미디어에 따른 인게이지먼트를 고민해야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미디어와 쌍벽을 이루는 메시지의 경우, 진정성과 참신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영원불변하다. 오늘도 눈길을 끌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를 창출하고자 고심하고 있는 광고인들, 특히 전략적인 크리에이티브의 본을 보여주신 수상자 여러분들께 경의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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