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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읽어주는 남자]밑빠진 독에 돈 쏟아붓는 GS글로벌

박형수 기자I 2016.05.19 06:40:00

GS글로벌,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자회사 지원
GS엔텍 종속회사 편입으로 재무구조 악화
GS엔텍 경영 정상화 땐 GS글로벌 실적 개선에 일조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종합상사 GS글로벌(001250)이 자회사까지 지원하려고 주주를 상대로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한 후 GS글로벌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어 신주를 배당받은 주주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주배정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는 신주인수권증서를 팔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액을 일부 벌충할 수 있지만 발행가와 현재 주가 차이가 점차 좁혀지면서 GS글로벌 신주인수권증서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GS엔텍 지원 위해 주주배정 증자

GS글로벌은 3월 말 GS엔텍이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000억원을 출자해 신주 1억주를 취득했다. 당시 미래에셋대우로부터 1000억원을 빌렸고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갚기로 했다. 지난 3월29일 GS글로벌은 구주 1주당 신주 2.4005119주를 배정하는 증자를 결의했다. 1차 발행가 2690원을 기준으로 1614억원을 조달한다. 다음달 1일부터 이틀 동안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있는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발생한 실권주는 일반 공모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일반 공모 후 최종 실권주는 미래에셋대우, LIG투자증권이 인수한다. GS글로벌 최대주주인 (주)GS는 주주 배정분에 대한 청약을 받은 결과를 보고 1000억원 상당이 될 때까지 실권주 일반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

◇실적부진에 자회사 지원 `이중고`

GS글로벌은 지난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675억원, 영업이익 57억원, 순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4%, 37.3% 감소했다. 국내외 경기상황 변화에 따른 국가간 교역량 변동에 민감한 종합상사 특성상 최근 경기 상황이 만만치가 않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일본이 자국 경기 회복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정 정책을 펼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종합상사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러모로 제 한몸 챙기기도 힘겨운 시기지만 GS글로벌은 자회사 GS엔텍 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다. GS엔텍은 정유, 가스, 석유화학 산업의 설비를 제작·납품하는 화공장치 사업과 복합화력발전의 주요 설비인 배열회수장치를 생산하는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GS그룹 계열사인 GS EPS와 GS이앤알이 주요 고객사다. GS엔텍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GS글로벌은 지난 1분기부터 GS엔텍을 연결대상기업으로 추가했다. 올 1분기 연결기준 부채규모는 약 1조157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09.2%에 달한다. 지난해 말 부채규모와 부채비율은 각각 5980억원, 295.0%였다. GS엔텍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면서 자산총계는 68.3%, 부채총계는 93.6% 늘어난 결과다.

부채비율이 상승하면서 GS글로벌은 지난 2013년도쿄미쓰비시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500만달러에 대해서 상환 의무가 발생했다. 5년 만기 대출이었으나 부채비율이 250%를 초과하면서 오는 8월부터 매월 분할상환해야 한다. 이에 GS글로벌은 만기 상환 연장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GS엔텍 경영 정상화만이 살 길

GS엔텍은 지난 1분기에 매출액 979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4.7% 줄었으나 260.2% 증가했다. GS엔텍은 GS건설과 GS칼텍스 등 계열사로부터 화공장치 부문의 수주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GS글로벌로부터 지원받은 1000억원은 GS엔텍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지원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GS엔텍의 이익이 늘어난다면 GS글로벌도 한숨 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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