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증시키워드]엔高, `미스터(Mr.) 엔`의 예언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정훈 기자I 2016.04.08 07:35:01

엔화 강세요인 몰려…엔·달러 단숨에 108엔까지
"하반기 105엔" 사카키바라의 예언 먹혀
엔강세 서서히 약화될듯…韓 크게 손해볼 일 없어

엔·달러환율이 하락하면서 원·달러환율에도 하락압력을 미치고 있지만 그 상관관계는 높지 않다. (마켓포인트 데이터 인용, 단위:원,엔/달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기세좋게 반등하던 글로벌 주식시장의 엔진이 갑작스럽게 멈췄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갑작스러운 엔화 강세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2월초만 해도 1달러당 120엔 이상을 유지하던 엔화값은 2월 중순쯤 112~113엔대로 레벨을 낮추더니 최근에는 7거래일 연속으로 급등하면서(=엔·달러환율 급락) 단숨에 심리적 저항선인 110엔을 뚫고 108엔대까지 도달했다. 현재 엔화값은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기 직전이었던 지난 2014년 10월 고점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흔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다는 건 글로벌 경제나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하다는 뜻인데, 실제 현재 상황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국제유가 반등세가 약화되긴 했지만 이머징마켓 통화는 일제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주요 선진국에서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좁혀지고 있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베팅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분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엔화 매입수요가 있긴 해도 이것만으로 엔화 강세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확인했듯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BOJ는 꺼내들 추가 부양카드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화 약세, 엔화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설득력있다. 아울러 다음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일본이 외환시장 개입을 망설일 것이라는 전망에 일부 투기세력이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고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수출기업들도 국내로 자금을 꾸준히 송금하고 있어 수급상으로도 엔화는 강세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1990년대 후반 일본 재무성 재무관으로 세계 외환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미스터(Mr.) 엔`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가쿠인대 교수는 이미 지난달부터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했다. 중국경제 문제가 쉽지 풀리지 않으면서 세계경제 성장이 정체돼 있고 주요국 통화정책도 엇갈린 모습을 보이는 등 세계경제가 무질서해진 탓에 일본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서도 엔화는 강세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던 사카키바라는 올 하반기에 엔·달러환율이 105엔까지 갈 것으로 점쳤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 예언은 머지 않아 현실이 될 수 있다.

다만 1달러당 105엔까지 갈 경우 일본 외환당국으로서도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전날 BOJ가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자동차산업은 별다른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있다”곤 했지만 최근 두 달새 나타난 가파른 엔화 절상의 피해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특히 추가적인 재정부양을 준비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로서는 BOJ를 통한 추가적인 통화부양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달말 BOJ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예금금리 추가 인하와 양적완화 규모 확대를 점치고 있다. (☞기사참고: 4월6일자 [증시키워드]추가부양으로 향해가는 일본銀)

이럴 경우 엔화는 서서히 상승세를 늦추면서 조정모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렇지 않아도 크게 우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지난 6일 외환시장에서도 확인했듯이 현재 원화값은 엔화보다는 중국 위안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도 여전히 1000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원화가 엔화에 비해 더디게 절상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 수출기업이나 주식시장은 그다지 크게 손해볼 일은 없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