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조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한국과 달리 해외 선진국에서는 조교를 하나의 직업으로 보고 정당한 보수와 적절한 근무시간을 보장한다. 또 많은 해외 대학들이 조교에게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대신 수업 및 교육과 관련, 상당한 권한을 부여한다.
순천향대 정기은씨의 석사논문 ‘대학조교 직무만족도와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2012)’에 따르면 조교제도가 가장 잘 발달한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다. 미국은 행정조교와 연구조교 구분 없이 정당한 보수를 지급한다. 연구조교에게 장학금과 교수가 주는 약간의 용돈을 주는 게 전부인 한국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미국 연방법원은 ‘대학조교는 연구·행정업무·실험실 작업·강의·채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상을 받아야 하는 피고용인’이라는 유권해석까지 내렸다. 미국 대학엔 조교 노조가 있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언제든지 노조를 통해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미국 내에서도 조교 혜택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뉴욕대의 경우 조교에게 학비 감면과 함께 평균 1만5000달러(약 16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다. 또 연간 1200달러(약 130만원) 수준인 의료보험비의 절반 가량을 학교가 지원한다. 미국 대학 조교들의 근무시간은 주당 15시간 수준이다.
일본 대학들은 대학 조교를 사무직·연구직·교육조교로 나눈다. 일본은 사무직 조교에게도 석사학위 수준의 학력을 요구한다. 대신 조교수에 약간 못 미치는 고정급여를 지급하고 도서 구입비·공무원주택 입주권·해외연수 기회 등을 부여한다.
유럽 국가들은 조교에 대한 대우가 나라별로 천차만별이다. 프랑스는 석사학위 이상인 자 중 교수의 추천을 받아 조교로 채용하며, 이들에게 교수의 3분의 1 수준의 보수를 준다. 독일은 최하급 조교에게도 150만~210만 수준의 월급을 지급한다.
반면 담당교수의 강의를 준비하고 시험 및 과제물을 처리하는 네덜란드의 ‘학생’ 조교는 소액의 고정급여만 받는 명예직이다. 이탈리아의 ‘자진’ 조교는 발표회 때만 교수를 돕는 역할을 하며 급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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