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지난달 가격인상을 단행한 식품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판가 인상으로 원재료 비용 부담 감소가 기대되는데다, 실적 호전 기대감에 주가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주력 제품의 가격을 올린 음식료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 패턴을 연출하고 있다. 오뚜기(007310)는 8월 한달 간 주가가 22% 이상 올랐고, 농심(004370) 사조산업(007160) 삼양식품(003230) 등도 10%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8월 중 일제히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16일 즉석밥과 참치캔의 가격을 인상했다. 오뚜기밥은 4.8%, 오뚜기 참치는 3.1% 올랐다. 사조는 제품값을 올리기 위해 최근 참치캔 공급가를 9% 올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주요 대형마트와 소매점에 배포했다.
또 삼양식품은 지난 2008년 이후 4년여 만에 삼양라면을 비롯한 6개 라면 가격을 각각 50~60원씩 인상키로 했다. 새우깡 가격도 올랐다. 농심은 지난달 13일부터 새우깡, 칩포테토, 수미칩 등 3개 제품의 가격을 10% 내외 인상했다.
상품가격 인상은 증시에서 음식료 업종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난 5월부터 깊은 조정에 들어갔던 코스피 음식료품 업종 지수는 지난달 6% 가까이 오르며 연중 최고치 수준에 도달해 있다.
경기방어주 대표격인 음식료업종이 각광받음과 동시에, 가격전가력이 뛰어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물가통제로 가격 인상에 실패했던 식품업체들이 2분기 이후 공격적으로 제품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다른 품목에서도 추가적인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뚜기는 가격전가력과 원가관리 능력이 뛰어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원재료 구성이 다변화돼 있어 특정 원재료의 영향이 적고, 가격전가력과 원가관리 능력이 양호하다”며 “곡물가 급등기에도 원가율 변동폭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여 왔을 뿐더러, 주력제품의 점유율이 높아 경기 불황 시에도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외부적인 불안 요소가 커지고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가 급등에 따라 ‘푸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업종 전반의 단기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아울러 주요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배수가 중단기 고점을 형성해 추가 상승할 수 있는 기반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