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서 하이닉스반도체 협력업체를 경영하는 길근섭 투케이산업 대표이사(사진)는 정부가 최근 고졸 채용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수한 고졸 인재가 탐이 나지만 급여와 복지수준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외면받고 있는 게 현실이란 것.
길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고졸 채용자에 한해서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벌어져 있는 평균 급여 차액분의 30~50%를 지원해주고 기숙사, 어린이집, 식당 등 복리후생 지원도 법제화한다면 고졸자들도 중소기업을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을 가지 않는 고졸자들은 중소기업이라도 찾아야 하는 데 전문대학이 고졸 청년실업자들의 피신처가 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길 대표는 특히 산학협력 방식의 전문기술인 양성 학교인 마이스터고가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졸업 후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도록 길러지는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을 대기업만 독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남자 고졸자들의 군입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일정 부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 대표는 "고졸자가 한창 일하다가 입대를 하면 직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업무 공백으로 인한 손실이 대기업보다 훨씬 크다"며 "군 복무로 업무 공백이 생기는 만큼의 임금을 정부가 지원해주면 기업이 고졸자들을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졸 채용자의 군 복무 유예제도도 정권 교체 여부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길 대표는 고졸 채용이 활성화되려면 결국 학생과 학부모, 기업의 고졸자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전문성 하나만으로 출세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고졸자도 (대졸자와) 똑같은 사원으로 볼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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