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유망 지역으로 꼽혔던 파주 신도시에서 대량 청약 미달이 발생하고 지방에서는 ‘제로 청약률’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단지들은 지방에서도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기가 좋은 아파트 단지들은 ▲역세권 등 교통여건이 좋은 아파트 ?분양가가 저렴하거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단지 ▲지역 경제가 되살아나는 지역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역세권·조망권 아파트는 인기
3순위에서 대량 미분양이 발생했던 파주 신도시 안에서도 동문건설의 아파트는 1순위에만 3423명이 몰려 평균 5.57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동문건설 아파트는 경의선 운정역과 가장 가까운 역세권이라는 점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이 분양한 서울 마포 하중동 ‘한강 밤섬 자이’는 73가구 모집에 353명이 신청, 2순위에서 평균 4.84대1로 마감됐다.
특히 146.78㎡는 최고 12.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강과 밤섬 조망권이 확보되고,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가깝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수도권 비투기 과열지구 인기
수도권 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비(非)투기 과열지구가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여주 ‘신도브래뉴 리버뷰’는 전체 311가구에 815명이 접수해 평균 2.6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도종합건설은 “수도권인데도 비투기과열지구라서 계약과 동시에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여주 아울렛 등 개발 재료가 많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이 경기 양평에서 분양한 ‘벽산 블루밍’ 아파트 1단지(487가구)도 105.68㎡형이 1순위에서 7.29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8개 평형 중 5개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벽산건설은 “가격 부담이 적은 중소형 평형일수록 인기가 높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림산업의 ‘오산 세마 e-편한 세상’ 아파트는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평가로 1626가구 분양에 1825명이 신청, 1.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형 평형은 미분양이 발생했으나 중소형 평형은 최고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률 0% 속출하는 지방에도 인기단지
대우건설이 최근 청약을 받은 경남 ‘통영 죽림3차 푸르지오’는 258가구 모집에 948명이 신청해 3.67대1로 마감됐다. 회사측은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금을 10%로 낮추고 중도금 60% 무이자 융자 등 금융 조건을 크게 완화한 것이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했다.
지역 경제가 청약률을 좌우하는 변수가 되기도 한다. 신영이 충북 청주시 복대동 대농2지구에 공급한 ‘청주 복대 지웰’도 452가구 분양에 681명이 청약했다. 일부 평형은 미달됐지만 111㎡(33평)는 1.68대1, 226㎡(68평)는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영측은 “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과 투기과열지구 해제라는 호재가 경쟁률을 높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공장증설 붐이 불고 있는 충남 당진에서는 ‘LIG 건영 리가’ 아파트가 593가구 분양에 1067명이 청약, 평균 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것으로 알려진 광주광역시에서도 선전하는 아파트가 나왔다. 봉선동 ‘2차 남양 휴튼’ 아파트도 315가구 분양에 1248명이 청약, 3.9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봉선동 일대가 광주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주거 및 교육 환경이 좋은 부촌인 데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 덕을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지방에서도 공급물량이 적었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 지역 등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꾸준히 청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