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식 "더이상 예스맨 못해" 탈당 시사

조선일보 기자I 2005.07.31 14:44:43

여당 호남·소장파 반발… 당 지도부 그룹별 설득

[조선일보 제공]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과의 연정을 제안한 것을 놓고 열린우리당 내부의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다.

호남 출신 의원들과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한나라당과 연정이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역구가 전남 고흥·보성인 신중식 의원은 공개적으로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젠 새로운 둥지를 찾아야 할 때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며 “더 이상 ‘예스맨’ 노릇은 못 하겠다”고 했다. 신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대통령의 편지는 과거 제왕적 총재 이상의 권능으로 당원들에게 보낸 칙령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유선호 전남도당위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당 지도부는 대통령 제안에 대해 의견수렴을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절차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의 일부 초·재선 의원들도 28일 밤 긴급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 “연정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한나라당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지만, 이러다간 여당이 분당까지 갈 수 있겠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이 탈당해 중립 내각을 구성하는 게 어떻겠느냐”고도 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가까운 재야파들은 “취지는 이해하나 방식은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한나라당이 안 한다면 연정 이외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고, 우원식 의원은 “한나라당과 노선 차이가 크지 않다는 말 뜻을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측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이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의식한 듯 문희상 의장은 “아직 대통령의 충심에 대한 이해가 덜 된 상태”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을 그룹별로 만나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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