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대우차 매각이 재벌개혁 전환점- BW

김홍기 기자I 2000.08.25 10:29:21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가 최근호에서 대우자동차의 매각이 한국 기업 구조조정의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1999년 7월 한국 정부가 대우그룹이 지급불능(insolvent) 상태에 있다고 선언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을 때 전 세계 투자자들은 찬사를 보냈다. 만약 자동차에서 VCR까지 모든 것을 만드는 대우가 해체된다고 한다면, 한국의 다른 기업들도 정치적 후원과 정부의 금융지원 시대는 끝났다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 때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점검해보니 명확하지가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그룹의 12개 주요 계열사중 문을 닫거나 외국 기업에 팔린 것은 하나도 없다. 12개 기업중 어느 곳도 재정상태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총 부채는 아직까지도 자산보다 260억 달러 많은 800억 달러나 된다. 대우그룹의 더딘 구조조정으로 한국 기업이나 한국 정부가 단기적인 고통을 흡수하지 않으려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김대중 정부는 실업 유발과 은행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로 부실 기업의 문을 닫는 것을 꺼려했다. 대우의 경영진도 외국의 구조조정 전문가를 채용하기를 꺼려했다. 삼성증권의 리서치 디렉터인 이남우씨는 “필요한 것은 칼을 좌우로 흔들 수 있는 차가운 심장을 가진 CEO”라고 말한다. 한국의 성장률이 정부로 하여금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 대우를 해체할 여지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대우나 다른 재벌들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았다. 작년에 제조업체의 25%가 금융비용을 충당할 만큼을 벌지 못했다. 대우전자의 경우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문제를 잘 드러내는 예다. 대우전자의 부채는 대우 그룹의 계열사와 비교해 나은 상태이며 상품의 질도 그런대로 괜찮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40개의 채권단이 13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주식과 전환사채로 전환해줬다. 그리고 앞으로 3년간 25억 달러의 무보증 채권에 대해 금리를 1%로 깎았다. 그러나 이 정도로도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 대우전자 경영진은 2003~2004년에 수입의 5% 정도의 금융 비용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려면 매출액을 올해 매출액의 두 배인 63억 달러까지 늘려야만 한다. 만약 이 꿈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대우전자는 다시 한번 부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대우그룹 문제의 진실은 포드가 자동차에 대해 최종안을 내게 될 몇 주간 사이에 더 확실해질 것이다. 포드는 9월말까지 최종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자동차 매각은 다른 재벌들에게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처음으로 장기간 보호를 받아왔던 전략산업을 외국 경쟁업체에 개방한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계약이 성사될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포드는 지난 6월에 69억 달러에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새로운 부채가 드러났다는 보도를 접하고 아마도 포드는 그 절반 정도를 제안할 지도 모른다. 만약 협상이 깨진다면 유일한 대안은 GM이 될 것이다. 최선은 이 문제를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포드는 글로벌 차원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대우 계약이 성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우의 운명은 이번 계약이 성공하느냐에 달려있다. 또한 한국 경제개혁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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