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비만 및 당뇨 치료제인 위고비와 오젬픽의 세계적 히트에 힘입어 이제 노보 노디스크는 우리에게 상당히 친숙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두 약은 없어서 못팔 정도로 대표적인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우뚝섰다. 최근에는 영국, 미국 등에서 이 두약의 공급부족을 악용, 짝퉁 약을 제조·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가 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다. 의약품 분야에서 짝퉁이 등장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오젬픽은 올해 상반기에만 8조원 어치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났다고 한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또다른 블록버스터인 위고비는 이 기간 2조3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대비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대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두 약품의 대성공에 힘입어 노보 노디스크는 이제 유럽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회사로 등극했다. 25일 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586조원에 달해 한국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005930)(405조원)를 200조원 가까이 따돌리고 있을 정도다.
노보 노디스크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K바이오도 한미약품(128940)을 선두로 대거 비만·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192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한 세기동안 당뇨병 치료제라는 한우물만을 파오다 큰 빛을 보고 있는 케이스다. 노보 노디스크가 입증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실효성은 우리 K바이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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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하나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K바이오에게 노보 노디스크의 성공 사례는 상당한 자극과 반면교사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자체적으로 신약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3상까지 수행하고 상용화를 이룬다는 것은 아직 K바이오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그럼에도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이니 피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언제까지고 자체 상용화를 포기하고, 신약개발 중간에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는 것에 만족하고 머물러서는 안된다.
요컨대 시장성이 밝고 잘할수 있는 분야에서, 장기간 한우물을 파는 전략을 고수해야만 K바이오도 제2, 제3의 노보 노디스크로 도약할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해 연구개발 자금력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K바이오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보 노디스크 처럼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천해야 승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