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이 연구위원이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보는 가운데, 이 연구위원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달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에는 깊고 음습한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어 어느 한 쪽의 옳고 그름을 단정짓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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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위원은 또 “조 전 장관께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엄청난 고초를 겪으시는 걸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선 “그 사람의 무도함을 누구보다 옆에서 지켜봤다,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의 발언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무도한 검찰 정권’은 건전한 민주 사회에서 품어줄 수 있는 수준의 비평이고 ‘하나회에 비견된다’는 발언도 표현의 자유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이 연구위원은 현직 검사이자 전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조국 전 장관의 입시비리 사건과 무관치 않단 것입니다. 검사윤리강령 제14조와 15조는 각각 ‘검사는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우려가 있는 자와 교류하지 않는다’ ‘검사는 자신이 취급하는 사건의 피의자 등 이해관계가 있는 자와 사적으로 접촉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습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조 전 장관을 입시비리 혐의로 기소해 재판을 맡았고, 결국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의 이번 북콘서트 발언은 자신이 취급·관리했던 사건을 스스로 부정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1심 유죄에 항소하고 현재 2심에서 검찰과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직 검사이자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공개적으로 조 전 장관을 옹호한 것은 검찰조직 차원에서 좌시하긴 어려운 문제입니다. 자칫 검찰이 조 전 장관 결백을 인정한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건 재판을 맡고있는 후배 검사들을 배려하지 않은 언행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 마음은 이미 검찰 떠난 ‘사실상 자연인’…한동훈 감정 실렸나
다만 이 연구위원 입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권교체 후 이 연구위원은 ‘친 문재인 정권 인사’라는 낙인이 찍혀 한직으로 밀려났고, 앞으로도 수사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은 요원합니다. 조 전 장관과 가까운 관계라도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헤칠 우려는 지나친 비약이란 반박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4월에 이미 사표를 제출했고, 여건만 되면 당장이라도 검찰을 박차고 나올 사실상 ‘자연인’입니다. 그가 현재 검찰에 머무는 이유는 ‘수사 무마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라 공무원법상 퇴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형식상 검사 신분이 유지된다는 이유로 정치적 활동·발언을 제약하는 것은 당사자로선 억울하고 불명예스러운 처사입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법무부의 조치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반발합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사건 관계인인 언론사주와 만났는데 징계 사유로 인정조차 안 됐다”며 “윤석열은 되고, 이성윤은 안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번 감찰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감정이 실린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옵니다. 한 장관과 이 연구위원은 이른바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 당시 매우 날카롭게 대립하며 원수 관계를 맺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역시 과거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한 장관과 악연을 쌓았습니다.
따라서 법무부가 이 연구위원을 징계하면 어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도 악감정이 실렸다는 반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사태로 기세가 움츠러든 한동훈 법무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