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날카로운 통찰로 세계적 인기를 얻은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요리에 대한 철학이다. 보통이 이 같은 생각들을 담아 요리책을 펴냈다. 연애 소설이나 철학 에세이가 아니라 뜻밖이면서도, 한편으론 고개가 끄덕여진다. 요리는 연애처럼 오감의 행위이자 상대에 대한 관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원제 역시 ‘Thinking & Eating’. 생각하기, 그리고 먹기이다.
핵심 식재료로는 레몬, 아보카도, 올리브유 등 16가지를 꼽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나오는 이상적 시민의 12가지 미덕을 변형한 점도 흥미롭다. 보통은 “음식이 주는 만족감은 기술의 정교함이 아니라 음식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대화와 우정의 깊이에 비례한다”며 ‘누가 나를 안아줬으면’ 싶을 땐 락사를, ‘삶이 벅찰’ 땐 오븐 구이 오레키에테 파스타를, ‘짝사랑에 상처받았다’면 깍지 콩 샐러드를 시도해보길 권한다. 이 요리책은 요리하고 식사하는 행위의 기존 의미를 넘어 사유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