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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학·석유 등 그간 친환경과 거리가 멀었던 기업들은 가치소비를 알리는 일에 적극 뛰어들며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한편, 자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소재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기업이 직접 선순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만드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자원 선순환 생태계의 플랫폼이 되고자 지난 2년간 ‘프로젝트 루프’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플라스틱을 회수, 분해하는 업체와 원단 등 원료를 생산하는 업체, 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등을 모아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공개한 제품이 위에서 언급한 LAR의 제품, 일명 ‘신동빈 운동화’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친환경 사회적 기업을 후원하며 적극적으로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페라리 등 폐차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완판한 사회적기업 모어댄은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고 있다. 모어댄의 제품은 방탄소년단(BTS) 등이 착용하며 ‘착한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제주공항 면세점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효성그룹은 폐페트병으로 만든 섬유 ‘리젠’을 앞세워 패션브랜드와 협업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기업의 근무복을 제작하는 협업도 진행했다. 특히 효성 그룹은 지자체와 협력해 해당 지역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으로 만든 섬유에 ‘리젠 서울’, ‘리젠 제주’ 등의 이름을 붙이며 관련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는 사업장 내 폐페트병을 모아 근무복을 제작하기로 하며 자원 선순환을 강조했다.
SK케미칼도 화성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페트병 등 재활용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지자체가 배달용기를 회수하는 사업을 진행하면, SK케미칼은 이를 재생페트로 가공해 생산 원료로 쓰거나 가방이나 의료 등을 제작하는 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페트병 등 재활용 소재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기업이 직접 나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확보처를 만드는 동시에 업사이클링 제품 등을 선보여 소비자의 참여 등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