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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강남권, 전세가 10억 이하 없어져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전용 85㎡) 아파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7억원(6월15일 거래·22층)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 최고 10억5000만원까지 나와있다. 이마저도 물건이 없다. 고덕아르테온 단지 내 K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아르테온은 34평 전세 물건을 지금은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도시철도 5호선 상일동역을 끼고 맞은편 고덕그라시움(전용 85㎡) 아파트는 현재 9억원짜리 물건 하나 남았다. 지난 1일 7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지만 3주 사이 전셋값이 1억5000만원 올랐다. 고덕그라시움 단지 내 D공인은 “9억원짜리도 현재 집주인 개인 사정으로 싸게 나온 물건”이라며 “이 물건이 나가면 10억 이하로는 전세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리버웰(전용 85㎡) 아파트는 지난 7일 8억원(4층)에 전세물건이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만 10억을 부른다.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2차푸르지오(전용 85㎡)는 10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된 전세 물건이 10억588만원이 됐다. 2주도 안 돼 1억5000만원이 뛰었다.
한국감정원 7월3주차(20일 기준) 주간아파트 전세가격을 보면 서울 전셋값은 56주 연속 상승했다. 자치구 중에서는 강동구의 전셋값 상승률이 0.2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송파구(0.23%), 강남구(0.20%), 서초구(0.18%) 등 학군이 좋은 지역 위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성동과 마포구는 각각 0.16%, 0.20% 상승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부담과 저금리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고 있는 분위기에다가 분양가상한제로 로또 청약까지 생겨 전세로 거주하다 청약을 준비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셋값 상승이 치솟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매수요로 전환 땐 집값 끌어올릴 듯”
전셋값 상승은 결국 집값을 끌어 올리거나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이 급등세를 보이면 전셋값을 올려 주느니 집을 산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 과거에는 전세가율이 70%를 넘으면 매매로 돌아서기도 했다”며 “다만 현재로서는 전세가율이 50% 수준으로 낮기 때문에 그 수준은 아니지만 가을 이사철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면 매매 수요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현재(17일 기준) 매매가 대비 전세가비율은 서울 평균 50.10%다. 주요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 42.75% △서초 45.86% △송파 46.52% △마포 53.04% △용산 45.55% △성동 52.35% 등이다.
향후 전셋값이 급등해 전세가율이 올라간다고 해도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갭투자 수요가 몰리기는 어려울 것 이라는 관측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갭투자를 제한하는 규제가 많아 예전처럼 높은 전세가율을 활용하기는 쉽지 않아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며 “다만 높은 전세가율이 매매가 하락을 제한하는 하방경직성은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