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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고가 아파트가 모여 있는 강남권을 뺀 서울 북부, 남서부 등의 매물이 경매에 부쳐졌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미주아파트 전용면적 104㎡짜리는 8억8000만원에 나와 9억8859만원에 낙찰됐다. 약 1억원이 오른 셈이다. 금천구 독산동의 독산현대아파트 전용 58㎡짜리를 두고는 20명이 경쟁을 벌였다. 낙찰가는 4억2530만원으로 낙찰가율이 120%(감정가 3억5500만원)를 기록했다. 이 단지의 부동산 매물 호가가 현재 4억5000만~4억7000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세차익이 확실한 편이다.
감정가가 9억원 넘는 고가 물건도 경매에 나오자마자 새 주인에게 넘어갔다. 강서구 가양동의 강서한강자이 전용 85㎡는 감정가 9억100만원에 나와 10억60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는 평균 응찰자수가 전주 5.5명보다 더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무색했다는 전언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규제가 강하지만 경매로 얻으면 일반 매매와 달리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실거래 신고 등 의무가 없다”며 “이러한 느슨한 규제와 매물 잠김 현상, 향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코로나19’상황에서도 경매 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에서는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올해 경매가 성사된 3건의 평균 응찰자 수가 22명, 평균 낙찰가율은 116%로 집계됐다. 7억4500만원에 나온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 전용 85㎡는 18명이 입찰해 8억6200만원에 낙찰됐다. 우륵아파트 전용 58㎡은 2억9500만원에 나오자 47명이 몰리면서 3억8899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32%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2월 마지막 주 경매시장에서는 80여명이 입찰한 매물도 나왔다. 인천 남동구 역세권 대단지인 롯데캐슬골드 전용 84㎡는 감정가 3억6500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88명이 입찰에 참여해 4억355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의 경우 1월엔 입찰자가 나서지 않아 한 차례 유찰됐던 이력이 있다. 부동산 경매업계에서는 정부의 2·20 대책 발표 후 비규제지역인 인천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옮겨갔단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강남에 이어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을 규제하니 투자자들이 서해안선 타고 산본, 인천으로 넘어간 듯 보인다”며 “과열 지속 시엔 규제가 강화될 수 있어 경매 참여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