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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잠깐 쉬어간 정유업계..올해 역대 최대 실적 도전

성문재 기자I 2016.10.24 06:10:00

7~8월 복합정제마진 배럴당 2~3달러대
4Q 회복 기대..연간 실적은 역대 최고 전망

3분기 싱가포르 두바이유 복합정제마진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 자료: IEA)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바라보든 정유업계가 3분기 잠시 주춤했다. 정제 마진이 배럴당 2달러까지 떨어진데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실적에 부담됐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국제유가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초 배럴당 4.4달러에 달했던 싱가포르 두바이유 복합정제마진은 7월하순 3달러대로 떨어진 데 이어 8월에는 올들어 처음으로 2달러대에 진입했다. 9월에야 겨우 4달러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정유사별로 정제능력과 가동률 등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4달러 이상 돼야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본업인 정유사업 실적도 큰 타격을 입었다. 2분기 1달러당 119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3분기 1100원대 초반까지 하락(원화 강세)했다.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경우 달러를 주고 들여온 원유의 재고가치가 그만큼 감소하고 수출시 가격경쟁력도 떨어진다.

국제유가는 올초 배럴당 20달러로 시작해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추진하면서 이달 들어 50달러를 웃돌고 있다. 4분기 최고 변수로 꼽힌다. 과거에는 유가 상승이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수요가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하는 모멘텀이 됐다.

그러나 지금은 저유가에 힘입은 수요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 원유 가격이 오르더라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다. 수요가 줄어 정제마진과 판매물량에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경기 활황에 따라 유가가 오른다고 하면 긍정적이지만 유가 상승이 공급 감산에 떠밀려서 올라가는 것이라면 수요는 더 줄어들 수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오히려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정유4사 가운데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에쓰오일(S-OIL(010950))의 증권업계 컨센서스는 매출 4조1000억원대, 영업이익 2700억원대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 역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급감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2분기에는 석유사업에서만 7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3분기에는 전사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지난 2분기에 역대 두번째 영업이익을 올린 GS칼텍스나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현대오일뱅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반 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유 4사 모두 유가 하락에 정제마진 감소가 겹쳤던 작년 3분기에 비해서는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유가 상승에 힘입어 재고평가손익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다.

정유사들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도 4분기에 달렸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에만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반기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인 1조원만 되도 연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2011년(2조9595억원)을 뛰어넘을 수 있다. 운영 최적화(Optimization) 등을 통해 석유사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신기록 작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상반기 영업이익 1조1347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쓴 에쓰오일은 4분기에 실적을 회복해야 지난 2011년(1조6975억원)을 뛰어넘는 1조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초 배럴당 8~9달러까지 찍었던 복합정제마진이 3분기 들어 급락한 것이 악재였다”며 “상반기에 워낙 성적이 좋았고 4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다시 상승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연간 실적은 조심스럽게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유사별 2016년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단위: 억원, 자료: 각사)
*3분기는 증권업계 컨센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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