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호의 벤처캐피털 세계]⑧사업적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

박철근 기자I 2015.12.18 07:00:00
[유석호 페녹스VC코리아 대표이사]
30년 가까이 사업을 하면서 돌이켜 보니 1만5000명 정도 사람들이 내가 경영하는 회사에 지원을 했고 3000명 정도의 사람들과 면접을 봤으며 그 중 1000명 정도의 사람들과 같이 일해 본 것 같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헤어진 후 수년 후 혹은 일이십년 후 족적을 살펴 보니 내가 같이 일할 때 ‘이 친구는 이 정도 성공하겠군’이라고 느꼈던 정도의 삶을 살고 있어 놀랄 때가 많다. 이러한 예측은 점점 정확해지고 있는데 어쩔 때는 내가 점쟁이나 관상가가 된 듯한 착각을 하기도 한다.

수많은 성공에 대한 책이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도 늘 성공의 많은 비결들은 자주 회자되고 있다. 어쩌면 성공에 대한 분석은 이미 다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 골퍼의 스윙 분석을 한다고 해서 본인이 바로 공을 잘 치게 되지 않는 것 처럼 성공은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이 실행이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똑같은 일을 시켜도 어떤 직원은 효과적으로 일을 풀어나가고 변수에 대한 대응이 적절한데 또 다른 직원은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하고 뭔가 가꾸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실행의 효율성은 경력하고도 관련이 있지만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면 타고나는 것 과 마음가짐이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수치화를 해서 100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경력 30점, 선천적 30점, 마음가짐 40점이라고 하자. (이해를 돕기 위해 기준을 단순히 현금으로만 둔 것은 이해바랍니다.)

90점: 대성공(100억 이상 자산), 80점: 중성공(20억~100억), 70점: 소성공(5억~20억), 60점: 보통(1억~5억), 50점: (0~1억), 50점 이하: 빚이 더 많다.

여기서 마음가짐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마음 먹기에 따라 같은 경력이라도 결과가 다르고 타고난 선천적 능력의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원숭이의 차이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세가지에 최소 10점은 기본 점수를 받는다. 즉 30점이 최저점인 것이다.

이제 독자 여러분들의 점수를 계산해 보기 바란다. 30점에 사회에 진출해 연도를 더한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타고 난 선천적인 능력을 0부터 20까지 중 점수를 줘서 더한다.사회초년생이면 더할 연도가 없으니 30점에서 50점 사이가 될 것이고 사회 나온지 20년차인 사람은 50점에서 70점 사이가 될 것이다. 전자는 성공이 멀고 후자도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

여기서 부터 마음가짐이 변수다. 경력이나 타고난 능력은 고정 값이지만 마음가짐은 자신에게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요소이다. 여기에 부여된 30점을 얼마나 보태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며 그것은 인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예컨대 사회 경험이 10년이고 능력은 중간이라 10점을 주면 기본 30점을 더해 50점이 된다. 이 사람은 마음 먹기에 따라 0원이 될 수도 있고 100억 가까운 중성공도 가능하다.

실제로 마음먹기에 따라 100억이라는 차이가 날까? 단기적으로는 안그런 것 같지만 삶도 복리와 같아서 노력과 개선이 쌓이면서 가속도가 붙는다. 그래서 하루 아침에 성공한 사람들은 매우 드물고 대부분은 상당 기간의 내공이 쌓여 성공을 이루게 된다.

문제는 필자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마음가짐이 마치 타고난 천성처럼 잘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인생을 예측하기 쉬웠던 것이다.

오랜 기간을 두고 관찰해 본 결과 똑똑하고 잘 난 사람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 끈기 있고 우직한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은 자기 착각이나 자만에 빠져 큰 실패를 경험하는 사례가 많았다.

만일 본인이 경력도 있고 타고난 능력도 있는데 현실이 못따라 준다면 그것은 마음가짐의 문제이거나 과거 잘못된 선택의 결과가 치명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은 마음먹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유지하고 오랜 기간을 밀고 나가는 힘이 부족한 것이다. 명화를 봐도 감동은 일주일을 넘기지 않고 명강을 들어도 며칠이면 기억이 희미해지는 인간의 망각 속성은 사람을 스스로 변화시키기 어려운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30년간 한번도 틀리지 않은 확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출근하기 싫다. 빨리 퇴근하고 싶다. 매주 주말과 휴일이 기다려진다. 일이 많은게 늘 불만이다. 남이 안 볼때 열심히 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을 맡는게 싫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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