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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A+를 향해)③`우리도 있다` 삼성 全계열사 약진

조태현 기자I 2009.10.30 08:28:08

`신성장` 찾은 전자·전기 계열사, 매출액 급상승
기술력을 인정받는 삼성중공업·삼성물산
금융계열사, 높은 수익성으로 업계 부러움 한몸에

[이데일리 조태현기자] 세계적 경기불황 속에서 삼성이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연매출 100조원,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다른 계열사들 역시 각 사업분야에서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삼성계열사들의 시가총액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93년 이건희 전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가장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삼성의 위상 변화와 미래에 대한 준비를 3회에 걸쳐 조명한다<편집자주>

 
`삼성후자(後者)`라는 말이 있다. 삼성전자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삼성중공업 이나 일부 금융계열사들을 뜻하는 은어다. `삼성후자`들은 삼성전자가 연례행사처럼 PS(초과이익분배금)을 받는 동안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해 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때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2명의 사장이 임명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사장급 이상 최고경영자 3명 이상을 거느린 계열사로 입지가 올라간 것이다.
 
이같은 그룹 내 위상 변화는 실적에 기인한 결과이다. 기술력으로 대규모 수주를 연이어 따낸 삼성중공업의 매출은 지난 2003년 4조원에서 지난해 10조원으로 증가했다. 6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다.
 
◇ 삼성 시가총액 200조 돌파…`삼성전자만의 힘 아니다`
 
삼성그룹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를 떠올린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대략 73조원 수준. 이는 국내 대표 기업들의 연매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다.
 
또 휴대전화, TV 등 실생활과 가까운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도 인지도를 높였다. 사실 국내에서 삼성전자 제품 하나 없는 가정을 찾기는 힘들 정도다. 삼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삼성전자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삼성그룹에는 삼성전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은 총 계열사 59개를 거느린 대기업 집단이다. 그룹 전체 1년 매출액은 약 200조원에 가깝다. 삼성그룹의 수출액은 한국경제 수출액의 20% 수준이다. 
 
▲2008년 기준 삼성그룹 매출액 비중. 삼성전자가 가장 큰 매출을 올렸지만 삼성그룹의 현재는 삼성전자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그룹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린 회사는 삼성전자다. 다음이 24조원의 삼성생명. 금융기업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삼성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그 뒤를 삼성물산(11조원), 삼성중공업(10조원), 삼성화재(6조원), 삼성SDI(5조원) 등이 잇고 있다.
 
삼성그룹의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은 최근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4년 1월 삼성그룹의 시가 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시가총액 100조원 돌파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힘이 컸다. 반도체 호황이 본격화되며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한 것. 당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78조원 수준이었다. 삼성그룹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삼성전자가 담당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현재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60% 수준. 여전히 삼성전자의 비중이 크지만 다른 계열사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 전기·전자 계열사의 약진…`신성장 찾았다`
 
현재 삼성그룹의 계열사는 부품, 건설, 중공업, 금융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기·전자부품사들은 삼성전자와 시너지를 내면 삼성그룹 성장에 선봉장이 되고 있다.

삼성SDI(006400)는 원래 브라운관을 생산하던 회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2차전지와 PDP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재탄생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881억원. 증권가의 예측을 뛰어넘는 실적은 전지사업부문이 이끌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용 전지사업, ESS(Energy Storage System) 사업화 추진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기(009150)의 신성장 동력은 LED이다. 자회사인 삼성LED의 매출이 지난해 24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에는 6000억원 매출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1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의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 억원). MLCC, LED 등 신성장 날개를 달고 지속성장하고 있다. 최근 IR에서는 전통적 비수기인 4분기와 1분기 실적도 전년동기 대비 좋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따라 삼성전기의 매출액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부품사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부품사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기술의 삼성중공업·삼성물산…수익성의 금융계열사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 7월 시장이 깜짝 놀랄만한 수주소식을 발표했다. 로열더치쉘의 LNG-FPSO(부유식 에너지 생산·저장설비)를 수주한 것. LNG-FPSO의 배 한 척 당 가격은 50억달러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향후 로열더치쉘이 총 10척의 LNG-FPSO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대형수주의 원천은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기반이 됐다. 전세계적으로 LNG-FPSO 건조 경험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최근 미국 `마르퀴즈 후즈후`는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소속 연구원 3명의 이름을 인명사전에 올렸다. `마르퀴즈 후즈후`는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 미국 인명정보기관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인명사전에 속한다. 그만큼 삼성건설의 기술력이 인정받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카타르가스에 공급한 LNG선 4척.

삼성건설은 이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두바이`를 건설하고 있다.
 
오는 12월 완공예정인 이 빌딩은 기존 세계 최고 높이인 대만의 `타이페이 101` 타워의 높이를 넘어선다. 삼성건설의 초고층 건설 능력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다.

금융계열사의 선전도 눈에 띈다.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이 중 삼성화재(000810)는 2008 회계연도에 59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같은 실적은 국내외의 금융시장 불안에 거둔 창사 이래 최대 순익이다. 특히 자산규모가 훨씬 큰 대형은행과 생명보험사보다도 많은 이익을 거둔 것으로 금융권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삼성카드, 현대카드의 상반기 취급고 추이(조원). 업계 1위 신한카드에 이어 치열한 2위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카드(029780)는 라이벌 현대카드와 카드업계 2위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카드업계의 최강자는 신한카드. 삼성카드는 지난 1분기까지 2위를 유지했으나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현대카드에 지난 2분기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분기까지 누적 취급고로는 아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처지이다.
 
삼성카드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2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가 올해 초 사용액의 0.5%를 매달 현금으로 돌려주는 생활비 재테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이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은 42만명.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지만 삼성그룹의 현재 위상은 삼성전자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계열사들 역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삼성`이라는 이름이 더욱 빛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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