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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지난달 28일이다. FIFA는 월드컵을 비롯한 자체 대회를 운영할 새 회사를 세운 뒤 지분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넘기는 42억달러(약 6조 732억원) 규모 방안을 확인했다. 투자자로는 미국 벤처캐피털 스라이브가 거론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세운 회사다.
대륙별 연맹들은 사전에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며 반발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튿날 211개 회원협회에 서한을 보내 계획을 지지하면 4000만달러(약 578억원)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다음 달 19일까지 지지 의사를 밝히면 우선 2000만달러(약 289억원)를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UEFA 소속 55개 협회는 지난달 30일 계획이 강행되면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고 결의했다.
내부에서도 등을 돌렸다. 지난달 31일 카를로스 코르데이로 수석고문은 이 방안이 “축구에 나쁜 거래”이며 “축구의 미래를 저당 잡히는 일”이라며 사퇴했다. 같은 날 케빈 라무르 FIF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FIFA 행정부 자체가 이 사업에 대해 속았다고 밝혔다. 결국 인판티노 회장은 “모든 견해를 주의 깊게 들었다”며 계획을 접었다.
UEFA는 FIFA의 후퇴를 “축구 전체의 승리”라고 하면서도 “FIFA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는 과제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얼굴 없는 이들이 꾸며낸, 축구에 도움이 될지도 의심스러운 비밀 계획을 초고속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을 더는 계속할 수 없다”며 “책임자를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UEFA는 2016년 그가 표를 구하며 했던 말도 끄집어냈다. 당시 인판티노 회장은 “물론 우리는 투명해야 한다”, “FIFA의 돈은 여러분의 돈이지 FIFA 회장의 돈이 아니다”라고 했다. UEFA는 “두 약속 모두 지키지 못했다”며 “그가 꾸며내 밀어붙이려 한 초라하고 불투명한 밀실 거래는 결코 투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립금이 50억달러(약 7조 2300억원)를 넘는데도 회원협회의 돈을 축구 발전에 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퇴 요구도 잇따랐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문제는 애초에 제안 하나가 아니었다”며 “권력을 집중시키고 견제와 균형을 줄이며 결정에 직접 영향을 받는 이들을 배제하는 지배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판티노 회장이 FIFA를 계속 이끌어선 안 된다고 본다”고 못 박았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도 주요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그가 FIFA를 이끌 적임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독일축구협회는 인판티노 회장이 일방적이고 투명하지 않게 행동했다고 비판했고, 네덜란드축구협회는 이번 과정이 “근본적인 신뢰 파탄”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반면 카타르축구협회는 이 방안에 나름의 장점이 있었다며 그를 공개 지지했다. FIFA와 인판티노 회장은 UEFA 성명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파장은 4선 도전에 미칠 전망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4월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2016년 제프 블라터 전 회장의 뒤를 이은 뒤 두 차례 모두 단독 후보로 당선돼 이번에도 형식적 절차로 여겨졌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3월 총회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스포츠 경제학자 빅터 매시슨은 “2주 전만 해도 그는 세계 정상에 있었다”며 “그런데 2주 만에 정치적 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