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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이 경력직 운용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전형과정을 진행 중이다. 자산운용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최근 올해 제2차 자산운용 전문가 공개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12일까지 서류를 받는다. 모집 분야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인프라·사모투자, 투자전략 등으로, 직급별로 선임운용역(1명)·책임운용역(8명)·전임운용역(20명) 등 총 29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서류전형과 실무면접, 면접전형 등을 거쳐 오는 9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지난달 주식·채권·멀티에셋과 부동산, 기업투자, 투자심사 등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고, 현재는 서류평가를 진행 중이다. 관련 업무 경력이 5년 이상 10년 이하인 운용역들로부터 지원을 받았으며, 다음 달에 총 8명을 뽑을 계획이다.
올해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공무원연금은 곧 해외주식 및 채권 부문에서 실무경력이 5년 이상인 팀장급 운용역을 최종 선발한다. 최근 면접전형까지 마쳤으며, 최종 승인 절차 등을 거쳐 다음 달 중순에 임용할 계획이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근무·성적 평가에 따라 재계약이 가능하다. 신임 해외투자팀장은 주식과 채권 신규 상품을 발굴하고 위탁운용사 선정 및 관리 등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기업구조혁신펀드(재간접펀드)와 기업지원펀드(PEF·PDF) 운용 업무를 맡을 투자운용전문가를 뽑고 있다. 각각 1명씩 선발하는데, 기업구조혁신펀드 운용역은 정규직인 반면, 기업지원펀드 운용역은 전문 계약직 4급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 “연봉 적어 차점자 뽑히는 경우 적지 않아”
올해 기관투자가들이 각 분야에서 우수한 운용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지만, 좀처럼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물론 외부 인력 수혈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투자부서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며 변화를 꾀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에 군인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는 인력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손들은 경력직 자격요건이 까다롭고 수조원을 맡을 전문가를 뽑는 일인 만큼 성과 체계를 개선하고 정규직 전환 문제 등을 우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유관 업무 경험이 3~10년 이상이어야만 지원할 수 있고, 영어 회화가 가능하거나 각종 회계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을 우대하고 있다.
특히 여러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해도 연봉 협상에서 결렬이 나 결국 입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차점자 순으로 임용대상자가 결정되거나 다시 모집공고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지만 인재를 채용하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며 “자격조건은 까다로워서 경쟁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공공기관 연봉이 민간 자산운용사나 금융사보다는 적기 때문에 수개월에 걸쳐 합격자를 선발해도 결국 최종 계약 단계에서 엎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사람을 뽑아도 일이 고된 것에 비해 보수가 적으니 경력만 채우고 나가려고 한다”며 “해외 연기금처럼 성과보상 체계가 잘 마련돼 있으면 대부분 운용역이 동기부여를 얻어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