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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품는 한화, 방산업 ‘잭팟’ 덕에 인수자금 부담 덜어[김성진의 인더백]

김성진 기자I 2023.05.01 09:30:00

한화그룹, 이달 중 ‘2조’ 투입해 대우조선 인수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 등 5개 계열사 총동원
‘1조’ 부담하는 한화에어로, 방산업 실적 대박

※김성진의 인더백은 ‘인더스트리(industry)’와 ‘백(back)’의 합성어로 산업의 뒷얘기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대형 사업·재무 이벤트뿐 아니라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공시 등을 짚어내 다양한 시각에서 산업과 기업의 생로병사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인 한화(000880)가 올 1분기 실적 대박을 터뜨리며 재무부담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었다. 특히 인수에 참여하는 5개 주요 업체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호실적 덕분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알짜 방산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된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달 중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하고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시스템(272210),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5곳이 참여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취득하게 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총 2조원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중 1조원을 부담한다.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4000억원, 한화에너지 계열사 2곳이 나머지 1000억원을 투자하는 식이다.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두고 실적 대박이라는 호재를 맞았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9270억원, 영업이익 22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5%, 영업이익은 385%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상방산 부문에서 1770억원의 잭팟이 터진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4분기 1827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는 무엇보다 지상방산 사업에서 대박이 난 것이 중요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지상방산, 항공우주, 한화비전, 한화시스템 등 4개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중 지상방산과 항공우주는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고 한화시스템과 한화비전은 자회사들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지상방산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약 없이 쓸 수 있지만 한화시스템은 엄밀히 따지면 별도 회사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실적을 낸다 하더라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 곳간이 채워지지는 않는 것이다.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구조.(사진=한화.)
지난해 말 기준 한국기업평가 집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별도 기준 총 2조1727억원의 총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현금성자산 1조1784억원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9942억원으로 나타났다. 보유 현금을 빚 갚는데 다 사용하더라도 약 1조원의 갚아야 할 빚이 남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1분기 별도 기준 실적과 재무상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산방산 부문 호실적으로 재무여력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와 맞물려서도 중요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조7557억원, 1조613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낸 회사다. 여기에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542.4%까지 치솟아 상당히 불안정한 재무상태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한화로서도 당분간은 상당한 적자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대우조선해양의 적자가 연결실적에 함께 잡히기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실적저하도 예상된다.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될 때까지는 방산업을 비롯한 다른 사업들이 버텨줘야 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새 사명은 ‘한화오션’과 ‘한화조선해양’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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