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용돈 '목돈' 만들려면…변동성 장세 투자법은?

이은정 기자I 2022.05.08 11:09:06

[돈이 보이는 창]
4월말 3년간 평균 +29%…국내 주식형 32% 하회
삼성전자 비중高…"단기 변동성 있어도 장기 우상향"
미성년 투자자 늘어…자녀명의 계좌 절세·금융교육
"변동성에도 시장은 장기 우상향…분할 진입 유리"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어린이 펀드’가 울상이다. 올해엔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 국내 주식형 펀드와의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다. 다만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목돈을 만들어주기 위한 장기 투자 성격인 만큼, 단기적인 부침에도 연평균 시장보다 꾸준히 이기는 투자를 지향하는 점에 유의하며 저점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는 조언이 따른다.

자녀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줄 수 있고 절세가 가능한 점도 어린이 펀드의 강점이다. 주식형 공모펀드가 활황이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어린이 펀드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평이 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이유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멈췄던 어린이 펀드 가입자 대상 국내외 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서서히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 어린이 펀드 3년 수익률 29%…삼성전자 비중 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어린이 펀드로 분류되는 운용 펀드는 22개(설정액 4371억원)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들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28.91%다. 유형별로는 일반 주식형이 가장 많고 신흥아시아 주식형, 주식혼합형 등이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31.52%)을 다소 하회하는 수준으로, 상품별로 수익률 차이가 상이하다. 이 기간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는 53%를 기록했다.

세부 상품별로 최근 1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다. 이 펀드는 저평가돼 있으면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가치주에 집중 투자해 장기 복리 수익을 추구한다. 2일 기준 1년간 6.59%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어린이 펀드 평균 수익률 -15.1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삼성전자(005930), 송원산업(004430), 에스엠(041510), 기아(000270), 만도(204320) 등을 보유 상위 종목으로 담고 있다.

윤정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긴축, 지정학적 긴장감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부진했던 경기민감주보다 개별소비재 비중을 높게 가져가며 시장 대비 선방했지만 절대 수익률을 지키지 못했다”며 “예상 범위 밖의 매크로 변수가 있지만, 기업들의 실질적 피해와 수혜를 고려, 저평가 정도를 고려해 매수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펀드 중 운용설정액이 가장 큰 상품은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G1호(주식)’ 펀드다. 국내 어린이 펀드 중 유일하게 설정액이 2000억원을 넘는다. 이 상품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KB금융(105560) 등 종목을 비중 상위 종목으로 담고 있다. 2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17.31%를 기록했다. 이머징 시장 중심축인 중국과 인도의 업종 대표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펀드1호(주식)’도 운용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어린이 펀드 국내 주식형 상품은 대체로 삼성전자를 상위 종목으로 담고 있다.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NH-Amundi아이사랑적립’ 등이다. 어린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우량주를 편입하는 것이다.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하는 펀드는 시가총액 비중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20~25% 수준으로 항상 편입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4월 말 기준 약 14% 하락했다. 견조한 실적에도 매크로 불확실성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어린이 펀드 한 운용 매니저는 “삼성전자는 한국 내에서는 연구개발, 브랜드 인지도, 메모리반도체 시장 부동의 1위로, 단기 변동성보다 중장기 성장성을 보고 항상 편입하는 이유가 된다”며 “비록 최근 1년간 주가가 부진하지만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이러한 경쟁력으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미성년 투자 ‘쑥’…재테크 교육부터 절세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미성년 투자자층도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한투증권 미성년 고객수는 16만3000명으로 2019년 말 대비 136% 늘었다. 미성년 투자자 평균 연령은 10.8세로 낮아졌다. 계좌 개설뿐 아니라 주식을 증여하거나 주식투자를 하면서 재테크 조기 교육에 나서는 부모도 늘었다고 해석했다.

운용업계는 어린이 펀드에 한 번 가입해 장기적으로 납입할 경우 통상 예적금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절세 혜택도 이점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재산을 이전하면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 미성년자에게는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에 자녀 명의로 된 펀드 계좌에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는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가입자인 자녀에게 생생한 금융교육 체험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운용보수와 판매보수의 15%를 청소년 금융기금으로 조성, ‘우리아이 글로벌리더 대장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어린이 펀드 투자자 중 선발을 통해 중국·일본을 견학하는 해외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종결, 일상 복귀 시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뮤지컬 배우와 도전금융골든벨 경제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투자 기간과 목적에 따라 어린이 펀드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운용업계는 △2~3년 안에 목돈을 마련할 목적이라면 채권형 펀드나 적금이 낫고 △5~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목적이라면 주식형 펀드가 유리하다고 봤다.

박진호 NH아문디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국내 주식형 어린이 펀드는 채권형 상품이나 글로벌 상품과 달리 수익에 대한 세금이 거의 없는 점이 이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단기 목돈이 목적이라면 채권형 펀드, 적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주식형 펀드는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주식 가격 변동성을 시간 분산 효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시장 변동성이 큰데, 투자해도 될까요?

아울러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어린이 펀드 가입 시 유의할 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본부장은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2023년까지는 성급하게 시장을 바라보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분할해 진입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유의형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는 “장기 투자 상품 특성상 가입자는 연 1~2회 수익률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린이 펀드 매니저는 “시장은 단기 변동성에도 장기 우상향해, 매수·매도 시기를 잡는 매매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며 “매월 혹은 매분기 적립식 투자를 하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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