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는 “네이버가 주기적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 변화..파워블로거 등 ‘된서리’
그동안 키워드 마케팅 업체나 파워블로거들은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의 허점을 활용했다. 이들은 일정 기간(45일 이상) 꾸준하게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블로그를 특정 키워드 검색에 ‘최적화’시켰다. 네이버 검색에 손쉽게 걸리도록 블로그를 만든다는 얘기다. 네이버 검색에 최적화된 블로그는 마케팅에 활용됐다.
그러나 이 같은 마케팅이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각 블로그의 특성을 학습하고 광고성 블로그를 검색에서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펜션처럼 광고성 블로그가 많은 키워드 검색의 경우, 블로그는 후순위로 밀리거나 아예 빠졌다. 특히 화면이 작은 모바일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해졌다. 관련 키워드로 마케팅을 하던 업체나 파워블로거 입장에서는 ‘된서리’다.
대신 ‘포스트’가 검색 결과 상위에 자리잡고 있다. 포스트는 네이버가 공인한 전문가들이 작성한 콘텐츠다. 이런 콘텐츠 배치에도 인공지능이 관여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광고성 콘텐츠를 거를 수 있게 됐다.
키워드 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시범 서비스로 진행해왔던 것들을 네이버가 이번달 전면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날짜를 정해놓고 검색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주요 키워드별로 인공지능 서비스가 적용됐고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주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DEVIEW 2016’에서 인공지능을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색 분야는 지난해초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주요 키워드중 40% 가량은 인공지능이 검색 결과를 배치한다”며 “올해는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워블로거 “인공지능, 반갑지 않아”
네이버에서 블로그 활동을 했던 블로거들은 네이버의 변화를 반기지 않는 눈치다. 지난해 네이버가 도입한 ‘C랭크’ 알고리즘 여파 때문이다.
C랭크도 일종의 인공지능이다. 제목과 본문 내용이 검색어와 일치하면 검색 결과에 반영했던 과거와 달리 C랭크 알고리즘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꾸준하게 글을 쓴 블로그를 우선시한다. 인공지능이 특정 키워드에 적합한 콘텐츠를 학습하고, 최적화된 결과를 사용자에 제공한다. 검색에 노출되기 위해 잡다한 콘텐츠를 많이 수록한 블로그는 불리하다.
현재 키워드 마케팅 업체들은 C랭크를 뚫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꾸준하게 운영된 블로그를 사들이는 등 여러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의 마케팅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일부 블로거는 인공지능이 갖는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인공지능이 일으키는 오류다. 한 파워블로거는 “인공지능이 아직은 부정확하다”며 “한 페이지를 넘게 써도 단 3~4줄 문장의 블로그에 밀리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들어 네이버 블로그를 버리고 페이스북 페이지나 다음, 구글로 가는 블로거들이 주변에 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