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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삶의 고단함이 묻어 있는 수건이 남루하지만 정겹다. 도시의 뒷골목서 볼 수 있는 풍경. 평범하지만 온기가 전해진다. 얼핏 보면 목판화 같고 또 달리 보면 유화 같은 작품. 입체감이 살아 있는 화면에 스민 색감도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이다. 서양화가 김강태(62)는 조각과 회화를 접목한 ‘그림각’을 창안했다. 캔버스 대신 은행나무판에 각을 새긴 후 수십 번의 채색으로 깊이 있는 색을 낸다. 그중 한 점인 ‘뒷골목의 애환’(2016)은 일상의 추억과 삶의 흔적을 담아낸 작품. 조각의 외연을 넓히면서 평면회화의 시각성을 동시에 추구한 독창성이 돋보인다.
8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갤러리엘르의 ‘나무, 색에 물들다’ 전에서 볼 수 있다. 은행나무 부조에 혼합재료. 57×36㎝. 작가 소장. 갤러리엘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