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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건설이슈]분양 기지개켜는 건설업계..낙관하기 힘들 듯

박태진 기자I 2016.02.06 07:00:00

설 이후 본격 분양..올해 35만 가구 공급
집단대출 규제 제외돼 건설사 안도
전문가 “시장 분위기 꺾여 분양 쉽지 않을 듯”
미분양 많은 지역 공급부담 작용
차별화 및 맞춤공급 전략 필요할 때

△건설사들이 설 연휴 이후 본젹적인 아파트 분양을 실시한다. 지난달 문을 연 ‘신반포 자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사람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GS건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건설사들이 올해 주택공급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설(연휴) 연휴가 지나면 봄 분양시장, 이른바 성수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 올해 첫 분양 카드를 저마다 하나둘씩 꺼내들고 있는 것입니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올해 첫 분양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한양 아파트를 재건축한 ‘신반포 자이’(606가구)를 지난달 분양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분양할 당시 역대 서울 강남권 최고 분양가(3.3㎡당 4290만원)를 내세워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같은달 롯데건설도 강원도 원주에 ‘원주 롯데캐슬 더 퍼스트 2차’ 아파트(1116가구)를 공급했습니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건설은 이달 말부터,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달부터 각각 분양에 돌입합니다. SK건설은 하반기에 집중 분양할 계획입니다. GS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은 2만 가구 이상,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등은 1만 4000~1만 7000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중견건설사들도 새 아파트 공급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원주기업도시 호반베르디움(8블록)’ 아파트(882가구)를 분양했고, 3월부터 5월까지 경기도 화성시와 하남시에서 새 아파트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중흥건설과 모아주택산업은 이달말부터, 우미건설과 화성산업, EG건설 등은 다음달부터 올해 아파트 첫 분양을 실시합니다. 반도건설도 동탄에서 이르면 4월쯤 마수걸이 분양에 나섭니다. 동양건설산업은 오는 6월 세종시에서 올해 첫 분양 물량을 내놓습니다.

예년과 다름없이 설 이후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는 게 건설사들 입장입니다. 다만 지난해 호황이었던 분양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지난달 분양한 신반포자이와 원주 롯데캐슬 더 퍼스트 2차는 1순위 청약 마감됐습니다. 특히 신반포자이는 분양 비수기인 1월인데도 37.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청약결과가 계약결과도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발 금리인상, 공급과잉 우려 등의 영향으로 수요자 구매심리가 위축돼 최근 완판되는 아파트 단지들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건설업계는 그나마 정부의 대출심사 강화에 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이 제외돼 한시름 놨다는 표정입니다. 이로 인해 설 이후 본격적인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렇지만 시장 분위기가 썩 좋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입니다. 작년까지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경기도 김포, 평택, 용인 등은 공급이 몰린 탓에 미분양이 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해당 지역에 분양을 할 경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또 서울·수도권 중에서도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은 작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수심리가 한풀 꺾인 분위기가 분양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도시지역도 입지 좋은 곳은 이미 아파트들이 들어서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분양물량이 35만 가구 내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부동산114도 34만 7967가구가 신규 공급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작년 시장 호조세에 밀어내기 분양으로 49만여 가구를 공급했을 때 보다는 규모가 줄었습니다. 이는 건설사들도 올해는 작년과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견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분양시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건설사들은 분양 시즌에 맞춰 공급하면 잘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합니다. 이윤을 남기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지역 수요 및 특성을 파악해 맞춤공급 등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강구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공급에만 집중하다 미분양의 역풍을 맞았던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차별화와 특색 있는 분양 계획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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