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업종도 많은 표를 받았다. SRE 자문단은 LG전자 리스크가 해소된 덕분으로 해석했다.
◇주가 상승에 부푼 기대감…천수답 구조 우려도
증권업종이 많은 표를 받은 이유는 주식시장이 유동성 장세로 상승을 지속, 거래가 모처럼 활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 채권을 사고파는 채권매니저나 브로커 등의 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증권업종을 선택한 36명 중 27명이 이들이었다. 앞으로 주가 지수가 계속해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주식시장에서의 증권업종에 대한 호평은 주가만큼이나 폭발적이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6월 가격제한폭 규제 완화 등 정책까지 뒷받침한다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외 주식 직접투자가 확대되는 것도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SRE 자문위원은 “증권사들 실적이 좋아지곤 있지만 수익 구조가 달라진 것은 없다”며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은 시장금리가 오르면 다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금리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증시 반짝 호황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신용도가 좋아질 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수민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주식 거래대금이 8조원가까이 되면 증권사들의 실적도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 자체가 달라질 것인지까지 모니터링해야 하기 때문에 증권업종의 장기적인 신용도가 긍정적이라고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LG 리스크 완화…中 업체와의 경쟁이 과제
전기전자업종이 업황 개선 업종 순위권에 오른 것은 LG전자 리스크가 걷힌 효과라는게 SRE 자문단의 공통된 인식이다. 2011년 14회 SRE에서 전기전자업종이 업황 악화 업종에 포함된 것은 LG전자 리스크 탓이었다면 이번에는 반대의 결과다. 회사채 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은 LG그룹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기전자업종 신용도=LG그룹 신용도’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자문단의 설명이다.
특히 LG전자가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관련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는데, ‘계열사의 힘’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국제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10월 LG전자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 당시 S&P는 “LG전자의 휴대전화 부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지분 38%를 보유한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연결 기준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간은 LG의 편이었다. LG전자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신용등급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S&P는 지난 2013년 4월 LG전자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뒤 지난해 10월에는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올렸다.
SRE 자문위원은 “LG전자의 재무 지표는 과거 2011년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과 TV 부문 등 전반적인 사업 역량이 강화됐다”고 언급했다.
주식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산업 전망도 밝다. 먼저 환율과 선진국의 소비 여건, 낮은 원자재 가격 등 거시적인 환경이 우호적이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세도 둔화해 우리나라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S6와 LG전자의 G4 효과도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도 부정적으로 관측한다. 중국의 춘절 수요가 예상보다 적었고 중국 패널 업체들의 증설 물량 출회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 중국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 IT 부문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은 지난 2013년 글로벌 10위권에 속한 4개 기업이 물량을 기준으로 세계시장의 17%를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중국 기업은 낮은 브랜드력으로 저가시장을 공략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남미 등 중저가시장에서의 국내 업체 점유율을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하고 있고 중국 세트업체들도 중국산 패널 채용률을 높이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중국 패널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충하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며 “수급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업황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1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1회 SRE는 2015년 5월1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문의: st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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