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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시력을 읽고 나니 여러 가지 것들이 새롭게 보이더라.”
개그그룹 틴틴파이브 출신 이동우(44)가 창작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나보다 훨씬 더 힘들고 외롭게 사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고통을 가족에게도 숨기고 산다”며 “이런 분들을 위해 작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연극은 시각장애인 아빠와 속 깊은 딸의 얘기를 다룬다. 3년 전부터 작품을 기획했다는 이동우는 “아빠와 딸을 소재로 꼭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가족이 가장 큰 고통을 존재일 수 있다. 드러내지 않지만 항상 싸우고 소통하지 못하고. 내 딸을 통해 순수한 사랑의 본질을 깨달았다. 아버지와 딸이 나누는 유치하면서도 꾸밈없는 솔직한 대화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
이동우는 작품에서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떨치다가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어 꿈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성구를 연기한다. 그의 실제 삶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들이 적잖다. 이동우는 “극에서 제일 마음에 와 닿는 장면은 동생(황호진 역)이 교통사고로 팔에 난 상처를 숨기며 살다가 어느 날 반소매를 입고 ‘시원하다’고 하는 말”이라며 “연기하면서 ‘그래 우리 앞으로 상처는 드러내고 살자’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관객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동우의 연극 기획은 ‘슈퍼맨 프로젝트’ 일환이다. 철인3종 경기와 솔로 재즈앨범 발매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자 마지막 목표다.
“결과와 상관없이 스스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궁극적인 나눔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어떻게 그런 일들을 할 수 있어?’라고 주위 사람들이 놀라지만 살아움직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슈퍼맨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다. 옆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항상 곁에 있다.”
항상 주위를 배려하는 게 몸에 익은 이가 이동우다. 연출을 맡은 손지은은 “일반 배우들하고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다”며 “불편함은 전혀 없었고 되레 우리를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신 얘기를 나중에 듣고 뭉클했다”고 말했다.
성구의 딸 오단아 역으로 김예원과 이연수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4월 6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