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8일 ‘일본으로부터의 교훈, 디플레 경계심 높여야’라는 보고서에서 “과거 일본은 저성장 지속, 금융부실과 엔화 강세, 느슨한 정책대응 등으로 장기간 물가하락을 경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99년 2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약 7년간 지속적인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 이후 약 3년 동안 물가상승기로 돌아섰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재차 물가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일본이 장기간 겪었던 디플레이션이 ▲저성장-저물가 만성화 ▲고령화, 건설 부진 등에 따른 구조적 내수저하 ▲금융부실, 엔고 ▲통화정책의 미흡한 대응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정도는 약하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일본의 물가하락 직전시기와 유사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본의 디플레이션 원인을 짚어보고, 이에 대한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경제가 일본과 유사한 점을 살펴보면 우선, 저성장-저물가 만성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2년 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2.4%에 불과하고,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도 평균 1.7% 상승에 그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18개월 동안 한국은행 물가 목표 범위 하한인 2.5%를 밑돌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월은 0%대다. 외환위기 이후 원화절상으로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던 1999년을 제외하면 가장 낮다.
|
중장기적인 원화절상도 일본과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GDP 대비 5%를 넘는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자금의 유입 등으로 원화 가치가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입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기준 63.2%인데, 이는 원화절상으로 수입가격이 낮아져도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오히려 국제 원자재가격 하향 안정으로 수입 둔화추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강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도 경기회복속도가 빠르지 않고, 원화절상이 예상돼 2% 내외의 물가상승률에 머물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도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근로시간 축소 등으로 저성장, 저물가 요인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일본 통화정책의 미온적인 대응도 장기간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빠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한 뒤, 세계적으로도 통화정책이 과거의 물가상승 억제에서 디플레이션 방어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통화정책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컸지만, 최근에는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나서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도 아베노믹스에 적극 공조하며 올 초 2% 물가목표와 무기한 양적 완화를 공표하는 등 디플레이션 탈피 수단으로 물가목표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연방준비은행(FRB)은 물가목표제를 도입하고 있진 않지만, 물가상승률이 2.5%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금리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주요 선진국들도 이제는 물가목표제를 디플레이션 대책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 낮은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우리 통화당국은 금리인하 등 보다 적극적인 완화정책으로 대응하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경기흐름 상 앞으로 우리경제의 성장이 한 단계 떨어지고 물가상승률도 추세적으로는 과거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장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 하한을 밑돌 경우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을 감안한 통화정책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가범위 하한도 보다 엄격하게 관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코스피 1만' 못 가란 법 없다…반도체 다음은 전력·원전주 [7000피 시대]](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601879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