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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反日감정 확산..'日대사관·영사관 시위에 불매운동까지'

양효석 기자I 2012.09.16 11:18:45

日브랜드 車판매량 감소
中상무부 경제보복 경고

[상하이=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지난 15일 오후 3시경. 중국 상하이(上海) 일본총영사관 주변 도로에 마주선 경찰과 시위대 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경찰은 일본총영사관 인근 300m 밖에 폴리스라인를 치고 통행을 제한시켰다. 하지만 200여명에 달하는 중국 시위대는 ‘댜오위다오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본총영사관을 향해 나아갔다. 결국 경찰은 시위대에 폭력시위 금지 수칙을 알렸고, 시위대는 경찰이 미리 설치한 바리케이트를 따라 일본총영사관 정문에서 10여m 떨어진 위치까지 진입해 시위를 벌였다. 일본총영사관 인근에 경찰이 500여명이나 배치됐지만, 적극적으로 자국 시위대를 막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시위대는 ‘일본제국주의를 타도하자’ ‘댜오위다오를 지키자’ ‘중국정부의 공권력 행사를 지지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에 항의했다. 일본총영사관 정문 앞에선 “댜오위다오는 우리것” “중국 화이팅” 등의 구호를 반복하며 30여분간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나닷컴 등 중국 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베이징(北京)·상하이 등 전국 20여 개 도시에서 4만여 명이 반일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1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인 베이징에서는 일본대사관 안으로 물병, 계란, 돌멩이를 투척했고 정문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는 일본 국기가 불태워지기도 했다. 시위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를 통해 조직되고 있다.

반일(反日)감정으로 중국내 일본 상품판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중 닛산·토요타·혼다·스즈키·마즈다·미쓰비시 등 일본 자동차 매출은 감소했다. 특히 마즈다의 경우 8월중 1만6539대를 팔아 전년동기대비 6% 감소했고, 도요타는 7만5300대를 팔아 15.1%나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독일·미국·한국 자동차 매출이 각각 12.7%, 14.7%, 15.9%씩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닛산자동차 관계자는 “최근 중국내 반일감정 분위기로 대규모 홍보활동이나 야외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대부분 일정을 취소시켰다”고 말했다.

장쩡웨이(姜增偉) 중국 상무부 부부장도 최근 언론브리핑에서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로 중일 양국 간 경제·무역관계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에 대한 반응으로 아직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입장과 견해를 표시한다면 이는 그들의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국민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용인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성향의 중문 사이트 보쉰(博訊)에 따르면, 중국의 거대 국유기업인 중궈중톄(中國中鐵)주식유한공사는 자회사들에 보낸 내부통지문에서 7월1일을 기해 일본 상품 구매를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중국 당·정이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이전에 이미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벌이도록 국유기업에 영향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궈중톄는 당초 철도부 산하의 철로공정건설국이었으나 지난 2000년을 전후해 국유기업으로 전환했으며 세계 500대 기업안에 드는 대형 국유기업이다.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에서 시위대들이 일본총영사관 인근에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에서 시위대들이 일본총영사관 인근에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에서 시위대들이 경찰의 비폭력시위 조건을 받아들인 후, 구호를 외치며 일본총영사관 정문 앞으로 향하고 있다.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 일본총영사관 정문 앞에서 시위대들이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에서 시위대들이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가운데, 일본 총영사관 문은 굳게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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