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됐다. 스페인 정부가 3위 은행인 방키아를 사실상 국유화하기로 했고,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덕이다.
스페인 정부는 방키아를 국유화하는 등 17개 지역 재정을 직접 통제하겠다고 밝혀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부실은행 구조조정 등의 조건을 충족한다면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국가 적자 감축 기한을 연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어 고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청구건수는 전달보다 1000건 감소한 36만7000건을 기록해 예상치인 36만9000건을 밑돌았다.
재정 수지도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세수 증가와 정부 지출 삭감이 영향을 미쳤고 재정 수지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재정수지가 591억 흑자였다고 밝혔다.
유럽 불안감이 한층 완화되면서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9bp 내린 5.99%를 기록해 위험수위인 6% 밑으로 떨어졌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도 8bp 하락한 5.52%였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5bp 오른 1.87%를 나타냈다.
따라서 오늘(11일)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해져 약세 압력이 예상된다. 이목이 쏠렸던 5월 한국은행 금통위원회에서 김중수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없었다"라고 언급해 단기간 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참가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점도 이를 거들 전망이다.
다만 그리스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점은 약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2차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지역의 지지를 잃으면 현재 투기등급인 신용등급을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일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주춤했지만,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점도 약세를 제한할 요소다. 이날 중소기업진흥공단은 1000억원 규모로 공사채 입찰을 하며 정부는 1조원 규모로 국채 조기 환매 대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