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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소업종 침범…삼성·신세계 가장 많아

문정현 기자I 2012.02.29 08:20:28

35개 대기업 집단 중 22개 집단 중소업종 진출
"총수 2~3세 베이커리·커피·수입명품 사업 진출 활발"
"출총제보다 재벌 사익추구 막는 맞춤형 정책 필요"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29일자 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삼성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중소업종으로 침투하고 있다. 재벌 총수 자녀들의 골목상권 침해도 최근 몇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가 기업활동 위축을 우려해 지나친 대기업 때리기를 경계하고 있지만, 영역을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대한 비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5개 대기업 중 22개사 중소업종 진출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 계열회사 변동현황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35개 대기업 집단 1282개사 가운데 중소업종 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22개 집단·74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약 절반에 가까운 30개사는 지난 4년간 새로 중소업종 분야에 진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대기업 수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해도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기간 동안 없어진 기업도 있고 조사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최근 (중소업종 분야 진출이) 늘고 있는 추세는 맞다"고 말했다.

중소업종으로 진출한 대기업 74개사 가운데 삼성·신세계가 각 7개사로 가장 많았고, 롯데·GS가 각 6개, CJ·효성은 각 5개 순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삼성 GS 두산 CJ는 여러 분야의 중소업종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총수의 2~3세가 지분을 소유하거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8개 집단·17개 회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 보나비(1월 철수 결정)·콜롬보코리아, 롯데 블리스(1월 철수 결정)·시네마푸드 등 5개 업체는 2009년 이후 편입돼 최근 몇년간 총수 자녀의 중소업종 진출이 활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베이커리, 커피판매점, 패션 명품 수입유통업은 총수 3세들이 많이 참여했다"며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사업 확대가 가능한 분야로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확장-출총제 폐지 인과관계 불분명"

한편 지난 4년간 35개 대기업 집단에 신규로 편입된 계열사는 총 652개였다. 259개 회사가 흡수합병·지분매각으로 제외된 점을 고려하면 393개 회사가 순증했다. 대기업 집단별로 매년 2.8개씩 계열사가 늘어난 셈이다.

대기업의 몸집 불리기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등 규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한 계열사 증감을 보기보다 총수 일가의 골목상권 침해와 같은 부당한 행위를 바로잡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최근 10대 대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계열사 수와 사업영역이 대폭 늘어났지만 배경을 보면 기존 사업강화와 신규분야 진출이 섞여있다"며 "총수일가의 사익추구나 중소기업 영역 잠식 문제에 맞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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